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 시대를 열자
노년이 뿜어내는 향기와 멋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게 하는 필수적인 자양분이다.
곡식이나 과일이 잘 무르익었다는 것은 충실하게 결실하여 아름답다는 것이다. 알차게 영글어 밤송이에 꽉 들어찬 알밤이나 빨갛게 물든 감을 보노라면, 찬연함 가운데 밀려오는 감동을 받게 된다.
이런 감동을 선사하며 그윽한 삶의 여운과 향기를 발하는 노년의 삶이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이다. 시들고 메마른 마음으로 우울한 삶이 아니라, 열정을 불사르며 기쁨을 창출하는 삶이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이다.
무엇이든지 이해하면 동의할 수 있게 된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갈등하고 절망한다. 사회적으로 노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노년들 스스로 역시, 노년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해는 본질을 흔들어 깨우는 힘이고, 상승작용의 원동력이 된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존재를 보존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코나투스(conatus)’라고 했다. 코나투스는 맹목적인 자기 보존적 본능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본질적 인식에 따른 힘으로 나타나는 긍정과 열정이며, 추진력이다.
누구나 더욱더 많은 코나투스를 가지게 될수록 그만큼의 활력과 역동성을 발현하게 된다. 이것은 무기력이나 허무를 소멸시키고 생명력으로 넘치게 하는 힘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모두는 노년에 대한 코나투스(conatus)를 발현해야 한다. 활기찬 노년(Active Aging)은 경륜과 새로운 열정이 이루어내는 또 한 번의 싱그러운 파종이다.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방법이 생각나고, 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변명만 떠오른다고 하지 않던가. 노년은 인생의 어느 시기도 흉내 낼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다. 노년의 감추어진 매력은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알아줄 것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는 힘이다. 휴먼 라이브러리(Human Library)에 정돈된 명저들이 바로 노년이다.
노년은 의존적 대상이 아니다. 노년을 동정하는 차원에서의 출발이라면, 그것은 이미 신선한 동력을 잃은 것이다. 노년은 쌓여진 경륜과 지혜를 열정으로 용해하여 새로운 희망을 창출해내는 원숙한 멋과 향기이다. 노년이 뿜어내는 향기와 멋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게 하는 필수적인 자양분이다.
이것은 가장 귀한 사회 공헌이다. 이를 활성화한 사회적 동력의 창출이야말로 창조 경제가 아니겠는가? 이에 대한 연구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농경사회,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정보사회를 이루어낸 주역들이 바로 지금 한국 사회의 노년이다.
이들을 ‘효(孝)’라는 이념에서 억지로 섬기라고 하는 것도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 이들이 가진 경륜과 지혜를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내는 혁신이 필요하다. 마리 드 엔느젤은 그의 저서 ‘살맛나는 나이(학고재)’에서 “늙되, 늙은이가 되지 말라. 신랄해지거나 절망에 빠지지 말라. 삶에 대해 침울하고 신랄해지는 날 우리는 늙은이가 된다”라고 했다. 이런 사고의 유지가 노년들의 몫이라면, 사회적으로는 이런 사고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에 대한 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