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5(월)

고잔제일교회 한기동 목사를 말한다(2)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12.04.17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고잔제일교회 한기동 담임목사

박요섭 - 전원교회를 하시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한기동
- 사실 초창기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니까 생존자체가 위협을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과연 아이들 학교나 보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제가 가장인데, 나 때문에 가족이 불행해 지는 것은 막아야 하는데, 이런 마음 때문에 그때는 참 힘들었습니다.

제가 여기서 일정기간 봉사하는 것은 좋은데 비전을 찾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다 도시로 빠져나갔고요, 지금 장로로 계시는 분들도 그 해만 농사짓고 다른 지역에 가게를 얻어서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습니다. 1989년, 그 당시에 다들 가을농사만 짓고 떠나려고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시지향적인 사람들의 생각을 농촌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뭐 그런 고민에 빠졌던 것입니다.

궁여지책으로 일단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지요. 주일만큼은 고향교회에 와서 섬기자는 편지쓰기 운동, 전원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그리고 여기에 사는 당신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농촌에 사는 것은 패배자라고 생각하고들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들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농촌의 삶은 선택 받은 것이며 대단히 복 받은 삶이라고 1년 동안 설교를 통해서 의식을 전환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오히려 도시사람들을 전도해오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제가 잊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안중시내에서 빵집을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우리교회 권사님의 초등학교 동창인데, 그를 열심히 전도를 해서 주일날 교회에 모시고 왔습니다. 그날 교회가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부임하기 7~8년 전부터도 계속 교인들이 이사 가기만 해서 교인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어 갔고 노인들만 20~30명 정도 남은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아, 그런데 젊은 사람이 시내에서 여기까지 들어오니까 다들 놀란 거지요.

그때 생각한 것이 전원교회라는 겁니다. 앞으로는 교인들의 영성도 만족시키고, 문화적, 레저욕구까지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써 전원교회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내 현실을 극복해서 어떻게 하면 건강한 교회로 만들어 갈 수 있겠는가? 이런 고민에 빠져 있었는데, 결국 농촌에는 사람이 없고 도시에서 사람들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전원교회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 고잔제일교회 본당


제가 부임하던 첫날, 그날은 정말 힘들어서 날밤을 지새웠습니다. 아이들은 집이 허름하니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선배의 말만 믿고 한 번 와 보지도 않고 그냥 왔었던 겁니다. 그때 포항으로 되돌아갈까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사실 포항에 있던 교회는 100여 평 건물도 지었고 앞에는 시장이고 아파트촌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은 그 곳에 더 있으면 안주할까봐, 수도권에 와서 공부 좀 더하고 뭔가 더 발전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오게 된 것이죠.

그런데 막상 교회에 와보니, 노인들 몇 분에 교회건평은 17평이었습니다. 게다가 문 열고 들어가면 마루가 빠지고, 사택은 낮인데도 불을 켜지 않으면 어두워서 책도 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제가 믿음이 있다고 해도 절망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날 새벽기도에 나갔는데 눈물만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하나님의 계시의 음성이 마음에 들렸어요. “기동아 내가 너를 여기서 불렀다.”그것이 굉장한 힘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의지할 것은 주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도가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던 여자집사님이 한분 계셨어요. 병원에서는 수술해도 완치가 어렵다고 했는데 기도하면 나을 수 있다고 선포했어요. 그리고는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드디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푸셔서 열흘 만에 완전히 치유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 소문이 퍼지면서 환자들이 몰려왔고, 어떤 주일에는 9명이나 등록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교회가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요섭 -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보니, 그야말로 명쾌하고 복음의 본질을 치열하게 증거하고 계시더라고요. 설교 준비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한기동
- 주로 본문선택을 통해 묵상하면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교인들과 상담이나 대화를 통해서 설교제목을 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계절과 절기에 따라서 제목을 정해 설교준비를 합니다.

박요섭 - 설교의 핵심은 주로 무엇으로 잡으십니까?

한기동
- 주님이 말씀하시고 나는 통로가 되는 것이지요. 내가 설득하거나 언어적 유희로 명쾌하게 드러내겠다는 것 보다, 오히려 둔탁하지만 성서적인 언어로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의 설교에는 예화가 거의 없고, 본문을 해석하는 중심으로 합니다.

복음적인 틀 안에서 일반성경주석학자들이 보지 못하는 관점에서 말씀을 해석하려합니다. 베드로가 이적을 행할 때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니까, 왜 나를 주목하느냐고 호통 쳤지 않습니까?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님께 모든 초점이 맞춰졌던 것처럼 저는 외치는 자의 소리로서 역할을 하는 것뿐이고, 핵심은 회중이 예수님과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높이는 것이죠. 설교자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자칫하면 자신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죠. 목사의 지성을 찬양하고 영성을 높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마지막에 회중들이 돌아가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 주님은 역시 왕이시다. 주님만 있으면 난 행복하다 이렇게 돼야지, 우리목사님 때문에 행복하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 고잔제일교회 정원


박요섭 - 목사님 설교의 스타일이나 전달방식에서 특이하신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한기동
- 복음을 복음으로 해석하는 것이죠. 예화도 말씀 속에서 찾습니다. 무수한 예화들이 맥락을 같이 하는 성경 속에 있습니다. 말씀 속에 영이 흐르니까, 말씀을 대언하면 할수록, 반복되는 주의 말씀을 외치면 외칠수록, 역사는 말씀이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회개시킬 자는 회개시키고 가슴을 칠자는 가슴을 치게 만들어 주시는 것이죠.

박요섭 - 결국 그렇게 설교를 하시니까 삶에서의 실천을 별다르게 촉구하실 필요가 없으시겠습니다.

한기동
- 예, 그래서 저는 윤리적인 설교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말씀을 선포해 놓으면 그것이 성도들의 삶에서 동력화를 이루는 것이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삶에서 동력을 충전시키는 역할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박요섭 - 그럼, 말씀을 들은 후 성도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한기동
- 제가 여기서 24년째 목회를 하는데 일반 강론 같은 설교를 한다면 성도들이 식상하고 지겨워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말씀을 듣고 나면 뜨겁고 충만해지게 됩니다. 그 원인은 외치는 것은 제가 하지만 역사는 성령님이 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 3장에 베드로가 앉은뱅이에게 선포는 했지만, 앉은뱅이를 일으킨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영이 하신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제가 말씀을 선포하면 말씀에 따라서 예수님의 영이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말씀을 공급하는 통로가 되니까, 다양한 응답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에서는 따로 상담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박요섭 - 저도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니까, 막 빨려 들어가고 도전이 됩니다. 그럼, 목사님의 설교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내 설교는 이런 설교다”라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기동 - 말씀보다 앞서지도 않고 뒤처지지도 않고 말씀으로 말씀되게 하는, 즉 말씀이 스스로 말하게 하고 스스로 이끌어 가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말씀의 종으로서 역할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 설교를 성도들이 들을 때 나의 지식이 드러난다거나 오래 준비한 수고가 드러나는 것은 실패한 설교하고 봅니다.

처음 도입 과정에서는 목사가 보이고 외모나 복장이 보이지만 말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목사는 사라지고 말씀만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예수님 앞에서 설교자나 청중 모두가 하나님의 신에 감동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분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거룩한 기쁨이 흘러넘치는 예배가 되는 것입니다.

박요섭 - 한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느끼는 것은 이것이 가장 기본이고 본질임에도 불구하고, 새삼 목사님의 말씀이 어떠한 이론보다 위대하게 다가오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가르치시고 선포하시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런 회복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 글을 읽은 분들도 큰 도전을 받고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 봅니다.





타임즈코리아 톡톡뉴스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고잔제일교회 한기동 목사를 말한다(2)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