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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바라보는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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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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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미사가 중지되기 전 주일 미사 때였다. 영성체를 하러 나가 신부님 앞에서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내 나이쯤으로 보이는 형제 한 분이 눈에 띄었다.
 
성체를 모시고 나서 자리에 들어가다 말고 그대로 서 있는 것이었다. 웬일인가 하고 눈여겨보고 있으니 뒤따라 성체를 모신 여자분을 기다렸다가 손을 잡고 걷는 것을 도와주었다. 아내가 몸이 불편하기에 기다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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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간 몇 해 뒤의 나와 내 아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요즘 부쩍 다리에 힘을 잘 쓰지 못하고 있다. 앉았다가 일어나려면 바로 일어서지를 못하고 옆에 의자를 붙들거나 한참을 거실 바닥을 짚고 애를 쓰다가 일어서곤 하여 보기에 매우 안타깝다.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무릎에 주사를 맞곤 했는데 6개월이 지났지만 신통치 않다. 관절주사를 맞을 때 통증이 심하다면서 맞지 않고 견디어보겠다고 버티는 중이다. 그러다가 가끔 통증이 심해지면 아예 다리를 오므리지도 못해 부축해주어야 겨우 일어난다.
 
절뚝거리면서 아침을 준비한다고 서두르는 것을 볼 때는 차라리 내가 하는 것이 마음 편할 듯싶다. 서툴지만 내가 밥을 차릴 테니 옆에서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주기만 하라고 하면 한사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자기가 한다고 고집한다.
 
요즘 아내는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어깨가 쑤신다고 하다가 허리도 아프다고 한다. 다리가 아파서 절뚝거리며 나오지 않으면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다고 한다. 어쩌다 아침에 일어나 웃으면서 나오면 내 마음도 밝아지고 잠시나마 평온을 찾는다.
 
나이가 더 들고 다리에 점점 힘이 빠지면 오래지 않아 아내도 저렇게 부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혼자서는 성당에도 나올 수도 없게 될지도 모른다.
 
병원 신세만 지지 않는다면 부축해서라도 미사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픈 데가 없어지기를 기도한다. 기도한다는 것은 간절한 바람이고 응답될 것을 믿는 신앙 행위다.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절대자를 의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인간의 믿음과 의지가 필요하다. 먼저는 생각에 따른 마음가짐이다. 마음과 신체는 분리된 것이 아니다. 사람은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에 부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주님께서는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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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구촌은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큰 고비를 넘기고 많은 안정을 찾았다. 생활 거리 두기를 실시하며, 순차적으로나마 초·중·고등학생들의 등교도 결정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릴 때는 봄도 오지 않을 것 같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꽃은 피었고, 산과 들판은 온통 초록으로 번져가며 생명력이 짙어가고 있다.
 
의료적으로 한숨 돌리고 보니, 이젠 경제가 문제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지 않던가. 경제에서도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아내도 비록 지금 힘겨운 나날일지라도 조금씩 나아지리라고 믿는다. 그 전제가 바로 나와 아내의 믿음이고 그에 따른 생각과 마음이며 실천이 아니겠는가.
 
인류의 역사를 거시적 관점에서 볼 때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지 않았던가. 언제부터 봄이고 여름이라고 선을 그을 수는 없지만 봄이 지나면 분명히 여름이 온다.
 
아내가 당장 내일부터 완전히 낫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점점 더 좋아질 것을 믿는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 주며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준다”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이에 대한 믿음이 바로 나의 기도이며, 나와 아내의 밝은 내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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