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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랑의 생명력을 발산하는 서양화 전시회
    최행숙 작가의 작품에서는 아리랑과 어우러진 강렬한 리듬감과 뜨거운 생명력이 살아난다.   서양화가 최행숙 작가의 아리랑을 주제로 한 ‘바이탈리티 온 아리랑(Vitality on arirang)’ 전시회가 김해 'the큰병원' 내에 있는 ‘숲 갤러리’에서 지난 6월 1일부터 시작해 6월 29일까지 열린다.   최 작가는 모노크롬(Monochrome·한 가지 색이나 같은 계열의 색조를 사용해 그린 그림) 분야에서 유명하다. 최 작가는 검은색만을 사용해 100호에서 400호까지 한 번의 붓질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한 번의 붓질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서양화가 최행숙은 ‘일필휘지’의 작가로도 불린다.   ▲ 서양화가 최행숙 작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그림 속에서 아리랑이 흘러나오고 농악대의 흥겨움이 살아난다. 최 작가의 작품을 보면 상모꾼의 공중회전, 꽹과리 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일필휘지의 작품을 해야 하기에 한 번에 쏟아부어야 하는 힘과 열정이 그만큼 엄청나다. 1년여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위기에 빠지기도 했던 최 작가는 새로운 기법과 예술 세계를 발견하며 다시 많은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아리랑 공연을 보던 중 농악대원이 눈에 들어왔는데, ‘상모’의 화려한 움직임에 반해 그 즉시 역동적인 찰나의 느낌을 화폭에 옮긴 것이 큰 변화의 계기가 되었고 이번 전시회로 이어지게 되었다.   최 작가의 작품에서는 아리랑과 어우러진 강렬한 리듬감과 뜨거운 생명력이 살아난다. 최 작가의 작품은 동서양의 조화를 실현하며 글로컬(glocal) 감성을 주도한다. 아리랑의 한국적 흥과 대중 친화적 어울림 정서가 오방색과 조화해 음악과 미술의 세계를 통섭해 낸다.         최 작가는 “정지된 미술 속에서 소리와 움직임의 오브제가 생동하는 역동성을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통섭의 세계를 열고자 한다”며 “이 작품을 관람하는 분들이 더해져 그 작품과의 현재를 이룸으로써 또 하나의 세계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전시장소: 김해 'the큰병원' 6층 ‘숲 갤러리’ 전시기간: 2016년 6월 1일(수) ~ 6월 29일(수) 관람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7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현충일·일요일 휴관 전화번호: 055-340-0900   김해 정한윤 기자 hyj@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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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6-03
  • 수묵담채를 닮은 작자가 말하는 인생
    지난달 19일 신종순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리는 경기도평생교육학습관 갤러리 윤슬을 찾았다. 전시회장을 들어서자마자 고향에 온 것처럼 따뜻하고 평안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풍경이 가슴에 스며들어 새겨질 때는 그 사람의 사상과 경험이 어우러지면서 그만의 색감을 창출할 것이다. 신종순 작가의 작품에서는 어머니의 품에서 바라보는 고향 풍경과 색깔이 배어 나온다.   ▲ 가을 서정. 수묵담채   특히 화선지에서 묻어나는 수묵담채는 그 어떤 재질과 색감도 흉내 내기 어려운 고향의 맛이 풍긴다. 여기에 더하여 39년이나 학생을 가르쳐 온 그녀의 삶에는 대한민국의 고단하고 힘들었던 시절은 물론, 영광의 순간들도 스며들어 있기에 그녀의 작품에서는 정겨운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녀의 작품을 소장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겉으로만 보이는 그림이 아니라, 그림으로 드러나는 이야기를 통해 만나고 싶은 사람과 만나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보고 싶은 풍경을 보려는 것일 것이다.     전시회를 열게 된 배경은? 신종순: 제가 교직에서 퇴직한 뒤에 취미활동으로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다가 수묵화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도시에 살면서 어릴 적 철없이 뛰놀던 고향(충북 청원군 낭정면)을 그리워하며 늘 생각했는데, 그래서인지 소재를 농촌 풍경으로 그리게 되었습니다. 올해 70세가 되었는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전시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 신종순 작가    고향의 정서를 화폭에 담으실 때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신종순: 옛날 고향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그리다 보니, 고향이 품에 와 있는 듯 편안한 마음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리실 때 준비는 어떻게 하시나요? 신종순: 친구들과 같이 현장에 가서 주로 사진을 찍어서 그것을 보고 그리는데 사진 전문가가 아니라서 제가 찍은 사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려고 본 풍경과 마음속에 있는 고향의 모습을 교차시켜 봅니다. 이렇게 하여 구도를 잡으면 그림을 통해 보고 싶은 얼굴과 풍경, 듣고 싶은 이야기까지 끌어내는 것 같습니다.   ▲ 그 해 여름. 수묵담채   예전에는 수묵화에 색깔을 입히지 않았는데 요즘은 다양한 색감을 활용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신종순: 예전에는 수묵화를 그렸는데 요즘은 한 단계 발전해서 수묵담채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담백하게 그릴 때는 먹물을 이용해 수묵화를 그리지만, 표현을 다양하게 하고 싶을 때는 색채를 활용해서 수묵담채화를 그립니다.   작품 중에 ‘눈 오는 날의 고향’이 있던데 이 그림을 그릴 때 느낌은 어떠하셨나요? 신종순: 고향 마을에 눈이 소복하게 내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나가면 저도 모르게 눈 오는 고향 마을에 있는 것처럼 도취가 됩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면 눈의 포근함과 따스함이 마음에 와 닿고, 그 느낌을 살리고자 많은 수정을 하면서 눈 내리는 풍경을 그리게 됩니다.   ▲ 눈 오는 날의 고향. 수묵담채   그림에 대한 작가님의 철학이 있다면? 신종순: 저는 그림을 보는 사람이 어머니의 마음같이 포근함과 농촌의 평화스러운 풍경을 마음에 담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오시는 분들이 그림을 보고 정말 “고향 같다”는 말씀을 하실 때 그분들과 일체감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도 저는 ‘고향’을 주제로 그림을 그릴 것이고, 모든 사람이 그림을 볼 때 포근한 마음이 들도록 해드리고 싶습니다.   교직 생활을 오래 하시다가 은퇴하셨는데 은퇴 후의 삶과 그림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신종순: 39년 동안 교직에서 생활했습니다. 은퇴한 후에 지난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과연 만족스러운 교육을 했는가에 대해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성찰적 실천의 차원에서 은퇴 후에는 더욱더 만족스러운 삶을 찾으려고 그림을 선택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평안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손이 움직일 수 있는 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평안해짐은 물론, 이것이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까지 평온이 전달되게 하고 싶습니다.   ▲ 고향2. 수묵담채   은퇴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신종순: 나이가 들면 그냥 편안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은퇴란 “또 다른 것을 다시 시작하는 새로움이다”는 생각으로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하며 즐기시면 그것이 여가든지, 어떤 경제활동이든지, 봉사활동이든지 자기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실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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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2015-12-02
  •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감동의 전시회
    ‘추억(기억 하나, 추억 둘)’이라는 주제에 대해 한 달 동안 공모   경기도(도지사 남경필)와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흥로)은 경기도 내 장애인들의 문화예술분야 재능 발휘 및 사회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을 열어왔으며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20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45명의 수상자(문예 15개, 미술 15개, 사진 15개)에게 상장과 부상이 전달되었고 가족들, 경기도복지재단 박춘배 대표이사, 경기도 이한경 보건국장, 경기도의회 강득구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여해 수상자들을 축하해주었다.   ▲ 경기도와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은 경기도 내 장애인들의 문화예술분야 재능 발휘 및 사회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을 열어왔으며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추억(기억 하나, 추억 둘)’이라는 주제에 대해 약 한 달 동안 공모한 결과 총 367개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정수남 심사위원장(고양작가회의 대표, 일산문화학교장)은 “이번에 응모한 작품들을 심사하면서 고난 가운데 피어난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과 그 향기에서 우리는 희망을 보았다”며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방귀희(한국장애인예술협회장), 이지엽(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박미화(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문인수(수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 양원모(경기도미술관 학예실장), 송창헌(안양카토릭사랑 사진가회장), 최병관(상명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학과 교수), 홍창일(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심사위원이 각 부문에서 심사를 담당하여 15개씩 입상작을 선정했다.   ▲ 제6회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 전시회       ‘안개꽃 같은 나의 선생님’(장세원, 문예), ‘153 나비’(백순자, 미술), ‘평화로움’(이경순, 사진)이 부문별 대상을 받았다.   장세원 학생은 도농중학교에 재학 중이며 전동휠체어를 타고 생활한다. 초등학교 생활에서의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하여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작품으로 문예부문 대상을 받은 장세원 학생은 판사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 백순자 작가 - 153 나비(미술부문 대상)       백순자 작가는 ‘희망을 나누는 가게’에서 근무하면서 어릴 적부터 키워왔던 화가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153 나비’는 과거 어머니와 함께 산책하며 보았던 나무와 나비에서 베드로가 잡았던 153마리의 물고기가 연상되어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백순자 작가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그물을 던져 153의 물고기를 건져 올린 베드로처럼 그동안 꿈꾸어온 일들을 건져 올리는 믿음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 이경순 작가 - 평화로움(사진부문 대상)       20대 초반 중도 장애인이 된 이경순 작가는 늘 일상 속에서의 평화를 추구하는 작품에 몰두한다. 그래서 이경순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면 봄눈 녹듯 평화에 젖어들게 된다.   경기도복지재단 박춘배 대표이사는 “예술을 통한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했고, 경기도 장애인복지과 정태옥 과장은 “경기도의 장애인 복지정책이 예술·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더욱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으며, 경기도의회 강득구 의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돕고 나누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구현하는 데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제6회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 수상자들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 전시회>를 돌아보고 문밖으로 나오니 경기도의회 건물 주변의 산과 나무에서는 단풍이 고운 자태를 뽐내며 전시회를 축복하는 것 같았다.   최대식 기자 tok@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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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0-22
  • 작가와의 소통과 공감이 어우러진 사진 전시회
    사진기를 통해 피사체와의 만남과 소통을 영원히 기억하려는 사진작가의 마음을 전시회 공간에서도 실현하는 멋진 전시회를 찾다.   백자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구본창 교수(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가 인연이 있는 작가와 제자들과 함께 초대전('공명을 담다')을 열었다. 전시회에서는 구본창 교수의 특강도 있었다.   지난 23일 오후 4시 구본창 교수의 특강에는 50여 명이 모여 지역 사진작가들의 축제가 되었다. 구본창 교수의 인생 역정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은 한 편의 드라마이고 파노라마였다. 이번 특강을 통해 한층 더 구본창 교수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백자의 내면에 흐르는 감성을 느끼고자 백자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네 영혼을 사진에 담고 싶다’고 속삭인 작가의 간절한 마음을 전해 들으며 사진에 대한 그의 열정을 가감 없이 전달받는 가운데 지금까지의 작품세계와 사진에 숨겨진 조형이론까지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난달 29일 오후 5시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작가와 관람자들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작가들의 작업과정 견학과 함께 지역의 독립 큐레이터, 평론가, 작가들로부터 이번 전시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기획된 전시는 9월 3일까지이며 남은 전시 기간에는 ‘작가와의 만남’, ‘폴라로이드 무료촬영’ 이벤트도 진행하게 된다. 희망하는 관람자들은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즉석 사진 무료 촬영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촬영된 사진은 갤러리 한쪽 벽면에 전시하기도 하는데 폴라로이드 작업으로 유명한 정성태 작가가 직접 촬영하며 즉석 사진 촬영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어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김대곤/ 삶의 무게 인간의 내면에 담긴 삶의 무게는 꿈과 비례한다. 꿈이 클수록 삶의 무게도 늘어난다. 주관적인 마음의 상태를 물질의 양으로 드러내는 과정을 담은 것으로 비물질적이고 측량 불가능한 일을 제시함으로써 함께 고민하고 채워가는 과정에서 각자 내면을 비추어 보며 타인에 대해 생각을 하라는 것으로 자신과의 대화이자 내적 치유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 김대곤/ 삶의 무게       ▶남현찬/ 동피랑 여름날 동피랑 벽화 마을에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구름 사이로 뻗어 나온 한 줄기 빛은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 벽화 속 아이들을 불러 모은다. 골목은 다시 활기를 띠고, 그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강아지의 모습이 하나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 남현찬/ 동피랑       ▶류태열/ 화엄사 지리산 자락에 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화엄사는 사방으로 산이 둘러싸인 양지바른 곳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각항전과 대웅전은 한눈에 봐도 위엄이 있어 보인다. 새벽 3시면 목탁 소리의 공명이 보는 이의 마음에 울려 퍼진다. 이 청아한 울림이 성찰을 알리는 고운 빛이 되어 마음을 정화한다.   ▲ 류태열/ 화엄사       ▶이호섭/ 설경(雪景) 눈 내린 풍경은 아름답다. 2014년 2월 강릉시를 비롯한 영동 지방에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인간의 삶에 필요한 기능을 대부분 마비시켜 버렸다. 그곳에서 생존의 문제로 고민해야 했던 이들에게 남아 있는 기억 속의 풍경을 상상해 본다.   ▲ 이호섭/ 설경(雪景)       ▶정성태/ 데쟈뷰(deja vu) 길을 걷다가 뒤돌아선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누굴까? 분명히 본 듯한데…. 요즈음 이런 일들이 잦다. 무언가 익숙한 공간, 언젠가 만났을 것만 같고 분명히 알 듯하기도 한데 도무지 확실한 기억을 떠올릴 수가 없다.   ▲ 정성태/ 데쟈뷰(deja vu)       대구 차재만 기자 cjm@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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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9-02
  • 만추의 아름다움과 곱게 어우러진 오용길 작품전
      수묵으로 화성을 그리다 수묵화와 수채화의 융합이 빚어내는 컨실리언스(consilience·융복합)   2014년 만추의 아름다움이 곱게 물든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는 11월 11일부터 16일까지 “수묵으로 그린 화성”이라는 주제로 오용길 작품전이 열렸다. 오용길 작가가 수묵으로 그린 21점의 작품이 미술관속으로 화성의 사계절을 옮겨 놓은 듯했다.   ▲ 수원미술전시관(오용길 작품전)     오용길 작가의 특징은 전통의 기법과 멋을 법고창신(法古創新)하여 현대적 감각을 살린 수묵풍경을 그린다. 수묵풍경은 수묵화와 수채화의 융합이 빚어내는 컨실리언스(consilience·융복합)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통섭(統攝)적 발상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흥으로 더욱더 새롭고 풍성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내연이외연(內燃而外延)이라는 말처럼 그림은 오용길 작가의 내면을 닮았고, 그의 삶이고 인격의 표현이기도 하다.   미술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그의 깔끔한 성품과 학자적 인품이 예술적 아우라와 어우러지며 고운 빛을 발하는 단풍처럼 만추의 서정을 자극한다.   ▲ 오용길 작가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자연을 담아내시는데 수묵의 중후한 맛과 수채화 같은 맑은 신선미를 동반하는 화풍이 많은 감흥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런 작품을 하시는 배경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오용길: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동양화가 좋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해서 그 결과로 이런 그림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자연에 대해서 감흥을 느꼈을 때, 그림의 소재가 되어 표현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떤 감흥을 느꼈을 때 그림을 그리시나요?   오용길: 감흥은 다양해서 한 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도 다릅니다.   ▲ 화성의 봄(방화수류정과 동북포루) 181 x 121cm 한지에 수묵담채 2014     작가님께서 느끼시는 화성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오용길: 화성은 자연의 조건과 인공적으로 만든 성곽이며 건물들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은 하나의 예술적인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화성을 그리시면서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으신가요?   오용길: 저는 화성을 역사적,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하나의 시각적인 대상으로 봅니다. 성곽의 돌이라든지 그것들이 어우러지는 효과, 건축물, 주변의 나무나 식물 등 모든 것이 예술적으로 다가옵니다.   ▲ 화성의 여름(방화수류정과 동북포루) 181 x 121cm 화선지에 수묵담채 2014     화성의 사계를 그리신 배경은 무엇인가요?   오용길: 저는 화성의 아름다움을 담아낼 때 계절이 갖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해서 골고루 담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화성은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인데, 이것을 수묵화가의 눈으로 매력적인 부분을 골라서 표현했습니다.   작품 중에 ‘인왕산’이라는 작품이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비교되면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 그 그림에 관해서 설명해 주세요.   오용길: 직장이 서울에 있고 사는 곳은 안양이라서 자주 인왕산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인왕산을 볼 때마다 화가로서 그 산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겸재의 인왕제색도를 보지 않더라도 꼭 한번 그리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 그림을 그릴 당시는 그곳에 한국일보사가 있었습니다. 우연히 예식장에 갔다가 창 아래에서 보는 인왕산이 아주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고 취재를 통하여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린 인왕산은 위에서 바라보는 모습으로 2005년의 모습입니다. 수묵화의 매력을 통해서 대작으로 그렸고, 지금까지 기억될 만한 작품입니다.   ▲ 화성의 가을 181 x 121cm 한지에 수묵담채 2014     타임즈코리아 신문사는 예술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통하여 작품과 작가들을 발굴하여 역사에 남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격려의 한 말씀 해주세요.   오용길: 일단 예술은 생활이 궁핍할 때는 사람들에게 다가오기 힘듭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나라의 국운이 융성할 때 예술이 꽃을 피웠습니다. 조선 시대를 볼 때도 영·정조시대가 문예 부흥기였습니다. 예술은 그 시대를 잘 보여주는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를 후대에 알려주는 역할이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경제적으로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예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매스컴이 주도적으로 이런 일들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타임즈코리아 신문사에서 예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명예교수로 계시는데 미술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오용길: 지금 시대는 현대미술의 양상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본은 표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미술이 아이디어에 치중하지만, 특히 미술의 경우에는 아이디어보다 표현력이 더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표현력을 충분히 갖추고 자신의 미술 세계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 화성의 겨울(성벽과 흰눈) 169 x 93cm 화선지에 수묵담채 2014     작품들을 보면 수묵과 채색이 잘 조화되어 있는데 이런 화법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오용길: 전통적인 수묵화는 이런 채색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다릅니다. 처음에는 저도 수묵 위주의 그림을 그렸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채색을 쓰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많은 색채훈련을 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수묵과 유채색이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것은 어렸을 때부터 표현능력을 잘 갖추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시회를 여시게 된 소회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오용길: 화성의 아름다움을 한자리에서 펼쳐 보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회를 열었는데, 많은 분이 칭찬을 해주시고 찾아와주셔서 작가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화성을 예술적인 형식을 통해서 보여주는 이번 전시를 성공적으로 끝내게 되어서 기쁘고 앞으로 다른 작업을 할 때 많은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최대식 기자 tok@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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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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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향토문화미술대전’ 종합대상 정영훈 작가와의 만남
    민족의 기품과 강인함을 착하고 의연한 순수 속에 드러내는 작가그의 집념과 의지가 드디어 빛을 발하여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 열망이 노력과 만날 때, 그의 미래는 빛나게 된다. 정영훈 작가, 그의 땀이 강철 속에 흘러내려 전통의 얼을 비춰내는 칼을 만나면, 누구나 우리 민족의 정서 속으로 빨려들게 된다.우리 전통 검을 만드는 장인은 이제 10여 명만이 남아 겨우 명맥을 잇고 있다고 한다. 이런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그는 오직 이 한길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왔다. 그저 운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집념이 자신을 전통 검의 찬란한 부활이라는 미래에 스스로 가두어놓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그의 미래가 이미 그 출발과 함께 아름다운 시작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그것이 그때는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그 드러남이 시작되었다. 그를 통해, 의로운 일마다 빛을 발했던 우리 민족 전통 검의 모습과 함께 그 이야기도 오늘에 되살려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2012향토문화미술대전 종합대상 정영훈 작가 박요섭 - 종합대상을 받게 되신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정영훈 - 대단히 큰 영광입니다. 이번에 많은 분들이 출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족한 저에게 대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제가 하는 일에 많은 힘이 될 것 같습니다.박요섭 - ‘2012향토문화미술대전’에 작품을 출품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정영훈 - 저는 오로지 칼 만드는 일 밖에 잘 몰라서 미술대전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제 동생(정성훈 작가)의 적극적인 권유를 통해서 부족하지만 출품하게 되었습니다.박요섭 - 출품하신 작품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정영훈 - ‘죽장도’, ‘단청검’, ‘사인운용도’ 이렇게 3가지 작품을 출품했습니다. ‘사인운용도’는 사인검 만드는 해에 칼을 대장간에서 가져와 ‘검(劍)’이 아니라 ‘도(刀)’로 제작해서 만들었습니다. 십장생장도인 ‘단청검’은 전통방식의 하나로 삼베로 쌓은 뒤 현대기법으로 채화칠을 해서 단청느낌으로 고증한 작품입니다. ‘죽장도’는 응달에서 3~4년 동안 말린 대나무 속에 칼을 넣어 만든 작품입니다.박요섭 - 작품을 만들면서 느꼈던 소회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정영훈 - ‘죽장도’ 같은 경우는 금방 만드는 작품이 아닙니다. 먼저 대나무를 오랜 시간동안 습기가 없는 응달에서 말려야 하기 때문에 인내가 필요합니다. ‘단청검’은 민화작가인 동생(정영훈 작가)에게 3개월을 다니면서 단청에 채화 칠하는 방법을 배워 만든 작품입니다. ‘사인운용도’는 호랑이해에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에 12년 정도 걸린 작품입니다. 모든 작품이 그렇듯이 여기에 있는 작품도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공을 들여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그 애정이야 세월과 손때만큼이나 깊게 서려 있다고 봅니다.작품을 만들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점도 참 많았습니다. 재료를 살 돈이 없어서, 힘든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뒤에서 묵묵히 힘이 되어준 아내가 있어서 오늘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아내에게 “깊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상을 아내에게 바치고 싶습니다.박요섭 - 동생(정성훈 작가)이 같은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데요, 함께 작품하면서 느꼈던 소회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정영훈 - 동생은 민화작가의 길로 들어선지 오래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야단을 맞으면 민화와 인두를 활용해서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신념이 강하고 그림 쪽에는 어렸을 때부터 소질이 있었습니다. 저와 분야는 다르지만 항상 서로 도와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칼을 만드는데 옻칠이나 민화, 채화 칠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그때는 늘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동생이지만 늘 고맙고, 작가적인 면에서는 참으로 탁월합니다. 그 열정과 노력에 대해서는 저절로 존경하는 마음이 듭니다. ▲ 동생(정성훈 작가)와 함께 박요섭 - ‘죽장도’의 용도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정영훈 - ‘죽장도’는 ‘살인검’이 아니라 호신용이고 사람을 살리는 ‘활인검’입니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검이며 마음 수양이 된 사람만이 가지는 검입니다. 옛날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산길이나 들길로 가면서 위기에 처했을 때 사용했던 검입니다. 평소에는 지팡이고 위기 상황에서는 호신용 도구였던 것입니다. 박요섭 -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고 봅니다. 많은 진로가 있었을 텐데 굳이 이 길을 걸어온  이유는 무엇인가요?정영훈 – 남들도 많이 하는 일 같았으면 저는 굳이 이 길로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가기 쉬웠던 길은 조각이나 세공과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칼은 보자마다 마음에 끌렸습니다. 어떤 운명처럼 내가 만들어서 복원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은 들지만 이 일에는 기쁨이 있습니다.박요섭 - ‘칼’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고 싶은 생각과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정영훈 - ‘칼’은 ‘정신’입니다. 그 속에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정신 수양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칼로써 자신의 나약하고 악한 마음을 제거한다는 마음의 수련을 해야 합니다. 주방용 칼이 가족들의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유용한 도구라면 ‘검’은 자신을 수련하는 특별한 도구인 셈입니다. 이야기이긴 하지만 홍길동의 칼, 남이 장군의 칼, 이순신 장군의 칼은 민족을 수호하고 정의를 부르짖었던 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요섭 - 전통도검에 대한 대중적 인식의 확산과 관심을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정영훈 - 칼의 문화나 이야기가 많이 계승 되지 못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꼬마들이 어린 시절에는 병정놀이 삼아 장난감 칼을 가지고 놀기도 했지만 거기에 이야기를 담아주고, 그들에게 정신을 심어주지는 못했습니다. 늦었지만 체험학습이나 전시회를 통해서 대중에게 다가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 아내(안명숙氏)와 함께 박요섭 – 작가님의 열정과 노력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공유되어서 우리 민족이 가졌던 칼의 우수성과 문화적 긍지가 오늘 우리의 발전에도 큰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해당분야의 지원은 물론 ‘인간문화재’ 지정도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비전과 소망이 있다면 한 말씀 해 주세요.정영훈 – 그렇게 되는 것이 저의 바람이기도 하지만 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유구한 역사의 흐름이라는 맥락에서, 전통 검의 재현과 명맥의 유지에 깊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배우고 연구하며 확보한 자료와 기술은 제 개인의 것이 아니고 민족적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차원에서도 ‘2012향토문화미술대전’은 저에게 잊히지 않을 대회라고 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통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 검을 보고 민족의 얼을 되새기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더 많은 공부와 연구 가운데 역사적 고증을 통해 좀 더 완벽한 전통 검을 재현하고 싶습니다. 박요섭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정영훈 – 지난번 제 인터뷰가 나간 이후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앞으로 독자님들도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또 이렇게 좋은 일을 발굴하고 보도하는 언론들이 더 왕성하게 활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이런 일에도 미력하나마 기여하겠습니다. 주변에도 많이 알리고, 더 많은 나눔과 실천으로 살겠습니다.박요섭 - 정영훈 작가님을 위해서 어떤 마음으로 내조해 오셨나요?안명숙 -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꺾고 싶지 않았습니다. 물론 힘든 점이 많이 있지만, 하고자 하는 일을 원 없이 하도록 지원해 주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일을 할 때 저를 필요로 하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심부름이라도 하면서 도와준 것뿐입니다. 부부라는 것이 마음도 꿈도 하나가 되어야 진정한 행복이 창출되지 않겠습니까? 남편이 이런 수상을 통해 보람을 얻게 되니, 저는 그 만큼의 보상보다 더 큰 행복을 선물 받게 되었다고 봅니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임원진들과 함께(왼쪽부터 정성훈 이사, 홍재곤 상임부이사장, 윤부남 이사장, 정영훈 작가, 안명숙氏, 장판길 상임감사, 장재명 부이사장) 박요섭 – 예술적 동지로서의 정영훈 작가님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정성훈 – 형님이신 정영훈 작가는 무쇠 같은 분이십니다. 풀무에 달구어 두드리고 식히기를 반복하여 단련 된 검에서 나오는 빛처럼 제 삶을 비춰주었습니다. 예술적으로나 인생에서 언제나 동업자였고, 일찍 부모님을 여윈 제게는 형님이자, 아버지였습니다. 형님과 함께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이루며 전통을 이어가는 이 길이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분야인 ‘낙화’도 많은 분들이 점점 더 관심을 가져주고 있습니다. 잊히고 사라진 전통들이 하나하나 재현되어 빛을 봄으로써, 우리의 아름다웠던 유산을 현재의 디딤돌과 미래적 가치로 만들 수 있게 됨은 우리 모두의 힘과 보람이 되어줄 것입니다. 저희 두 형제의 가는 길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박요섭 – ‘2012향토문화미술대전’의 종합대상을 확정지으시면서 소회가 있으시다면 한 말씀 해주세요.윤부남 - 우리가 미술대전 하면 흔히 서양화를 제일 우선으로 꼽습니다. 그래서 서양화를 ‘대상’으로 많이 뽑고 그 다음으로 한국화, 서예 등으로 순위를 정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상술에 의한 선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서양화가 제일 값이 나가고, 다음으로 한국화, 서예 순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공예부분은 묻혀있었고, 발굴을 잘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2012향토문화미술대전’을 통해 저희는 아주 훌륭한 작품을 발굴했다고 생각합니다. 맥이 끊어질 뻔한 민족문화의 한 부분이 이 작품을 통해 그 불씨를 살려주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저희는 지금의 가치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얼을 이어주기 위한 다리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은 저희 협회가 계속 수용할 것이며, 좋은 작품을 발굴하고 계속적인 후원도 할 계획입니다. 우리 협회는 출발의 정신으로 누누이 말씀드린 대로 정직을 발판으로 진실을 추구하며, 사랑의 정신으로 서로 돕고, 남을 살리는 일에 힘을 쏟고 봉사하겠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시작이었습니다. 이 섬김을 주저 없이 묵묵히 실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한국문화
    • 미술
    2012-10-16
  • 백발에도 소년처럼 해맑은 미소가 싱그러운 작가
    그는 이 세상이 아름다운 갤러리가 되기를 소망한다.수많은 클래식 명곡들이 있지만,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꼽아본다면, 아마도 이탈리아의 작곡가 비발디(Vivaldi)의 ‘사계’만큼은 꼭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이 곡의 큰 매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을 통해 사계절의 특성을 생생하게 표현한 회화미라고 할 수 있다. 서양에 음악으로 사계절을 담아낸 탁월한 묘사력의 비발디가 있었다면 동양에는 언어로 사계절의 변화를 그려낸 ‘四季(사계)’의 지은이 陶淵明(도연명)이 있다. 도연명의 ‘사계’에 푹 빠져 붓으로 사계를 담아내는 작가를 찾았다. 백발에도 소년처럼 해맑은 미소를 띤 작가는 동구 밖까지 낭군을 마중 나온 새색시처럼 부끄러운 듯 반갑게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넨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김봉준 부회장 박요섭 - 서예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셨나요?김봉준 - 제가 예전에 국회사무처에 근무했습니다. 그때에는 국회에서 공고를 할 때 붓으로 그 내용을 써서 밖에다 붙였습니다. 그래서 사무처 직원들은 붓글씨를 잘 쓰는 것이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그곳에 서도회가 있어서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모여 연습했습니다. 저도 서도회에서 1년간 연습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서예교실에서 2년간, 복지관에서 3년간 서예 공부를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서예작품을 쓰는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용을 바탕으로 작품에까지 입문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박요섭 - 서예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김봉준 – 세상살이에서 올바른 안목을 가지려면, 깊고 넓은 사고를 통해 그렇게 볼 수 있는 시야가 필요합니다. 제게 있어 서예는 깊고 넓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집중력을 길러준다고 생각합니다. 서예에 몰두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차분해지고, 안정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붓을 잡으면 작품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그 순간에는 나만이 느끼는 기쁨 속으로 빠져듭니다. 심리학적으로 보자면 카타르시스(catharsis)와 같은 것입니다. 정신적으로도 안정되고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새로운 발상들도 솟아나게 됩니다.박요섭 - 작품을 준비하는 마음은 어떤가요?김봉준 – 문학에서 주제를 정하고 소재를 찾아서 글을 구성하고 써나가 듯이, 먼저는 주제를 정하고 써야할 내용을 확정합니다. 서체와 글자의 위치를 구상하고 먹을 갈기 시작합니다. 먹을 가는 동안 정신을 집중하여, 잡념이 없는 편안한 상태를 만듭니다. 이런 과정들은 연주자나 지휘자는 물론,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운동선수들도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에는 출발이외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가 없겠지요. ▲ 김봉준 작가 작품 - 조국 박요섭 - 작품의 내용이나 주제는 어떤 것인가요?김봉준 –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에는 작가의 세계관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저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차원에서 옛날 시인들의 시를 통해서 제 생각을 표출합니다. 뿐만 아니라 천자문에서도 좋은 교훈을 찾아서 씁니다. 또는 책이나 선배 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쓰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특별히 내용이나 주제를 한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역사를 통해 공감하여 온 내용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또 한 번의 매체로 쓰인다는 생각으로 쓰게 됩니다.박요섭 -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김봉준 – 그때그때 차이가 있겠지요. 제가 창작하는 내용이 아닌 경우는 완전히 제가 생성하는 메시지는 아니기 때문에 공감을 기대할 뿐입니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예술에서 획일화나 전체주의적 발상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해석은 보는 이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이번에 LA한인의날, 제1회 한미미술전시회에 참석하게 되어,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이은상 시인의 ‘조국’이라는 시를 써서 선물을 주려고 합니다. 친구가 그 작품을 보고, 조국을 그리는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정도의 마음에 더하여, 보는 이들의 다양한 스펙트럼(spectrum)이 부가되면, 그들만의 메시지를 생성하리라고 봅니다.박요섭 - 서예를 다른 사람에게 권하신다면 어떤 이유에서 라고 말씀하고 싶으신지요?김봉준 – 제 경험에 비추어볼 때, 가장 좋은 점은 마음의 안정과 집중력입니다. 특히 노년의 정신수양에 좋다고 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권해보고 싶지만, 시간적으로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음먹고 시작한다면 할애되는 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유익이 있다고 봅니다. 요즘은 손으로 글씨를 쓰는 세대가 아니고, 컴퓨터를 주로 쓰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세대에게 서예는 단순한 글씨만의 수련이 아니라, 좋은 인성을 갖게 하는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 김봉준 작가 작품 박요섭 - 서예에서 본인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김봉준 - 서체를 통해서 개개인의 성격과 품성이 묻어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아서, 제가 제 자신을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만의 얼굴과 성격이 있듯이, 꼭 작가가 아니더라도 필체에는 그 사람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저도 저만의 특징이 있겠지만, 이것을 작품으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요섭 - 앞으로 지향하고 싶은 작품 세계나 작품 내용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김봉준 – 저는 예서체를 많이 쓰고 싶습니다. 글씨체가 안정적으로 느껴져서 마음에 끌리고, 제 성격과도 맞는 것 같습니다. 선현들의 작품 가운데, 이 시대에 들려져야할 내용들로 생각되는 것들을 쓰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생각하는 창작도 가능하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박요섭 – 서예, 문인화, 서양화의 차이점에서 서예만의 장점이라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김봉준 - 제가 다른 분야를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서예는 메시지가 작품에서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웬만한 것은 한 번에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서양화에 있어 유화처럼 오래두고 그리거나 덧칠할 수도 없습니다. 서예는 단시간, 일회적 성격이 강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 수많은 습작은 당연한 일입니다. 서예에서는 한자와 한글을 쓰는 기법과 묘미도 있어 특별하다고 봅니다.박요섭 - 작품은 주로 언제 쓰시나요?김봉준 - 집에서 새벽에 주로 쓰고, 저녁에도 가끔 씁니다. 새벽에 정신이 맑을 때, 글씨를 쓰는 것이 참 좋습니다. 이것은 밤새 내린 흰 눈 밭을 처음 걸어가는 기분과 같습니다. 고요한 새벽, 눈밭에 발자국을 낼 때, 그 설렘은 남다르겠지요. 뽀드득뽀드득 나는 소리 또한 청아하게 가슴을 파고들 겁니다. 새벽에 화선지에 글씨를 쓸 때, 종이에 먹이 스며들고 붓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이와 같다고나 할까요. ▲ 김봉준 작가 작품 - 사계 박요섭 -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김봉준 - 중국 도연명(陶淵明) 시인의 ‘사계(四季)’라는 작품을 소개하겠습니다.四季 - 陶淵明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봄의 물이 사방의 연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여름 구름은 특이한 산봉우리들처럼 떠있네.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가을의 달은 밝은 빛을 휘영청 비추고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겨울 산마루엔 외로운 소나무 한 그루가 빼어난 모습으로 서 있네.봄의 풍경을 말하는 첫 구절의 의미는 이렇습니다.겨울이 지나고 봄이오니,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와 얼었던 대지가 녹고, 봄비까지 대지를 적시니, 물이 풍성해져서, 사방의 연못에 가득가득 찼다는 것입니다. 여름의 풍경은 하늘에 무리지어 떠도는 구름이 바람에 밀려가며 변하는 것이 마치 기이한 봉우리들 같다는 것입니다. 가을의 풍경은 하늘은 맑고 높은데, 밤하늘에는 밝은 달마저 동산 위로 떠올라 사방을 환하고 넉넉하게 비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겨울이 되니, 황량한 산마루에 소나무 한 그루만이 우뚝 솟아 독야청청 그 기상을 드러낸다는 것으로, 추위와 고난에도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계절을 참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고 봅니다.이런 정서적 공감 때문에 이 내용을 쓴 작품을 가장 인상 깊게 생각합니다.박요섭 - 서예와 관련해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한 말씀 해 주세요.김봉준- 무엇보다도 훌륭한 작가가 되는 것이 소망입니다. 그 길에 어떤 절대적 기준이 있지는 않겠지만, 제 마음의 지향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은(殷)나라 때, 탕왕(湯王)은 자신의 욕탕기에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문구를 써놓고 스스로를 경계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몸을 씻어 새로워지는 것처럼 ‘나날이 새롭고 또 새로워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누구의 변화가 아닌 저의 변화만 있어도, 이미 모든 것이 변화하는 단초가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예에 관해서도 이런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 임원들과 함께(왼쪽부터 장재명 부이사장, 윤부남 이사장, 김봉준 부회장, 홍재곤 상임부이사장, 장판길 상임감사, 박요섭 타임즈코리아 대표) 박요섭 - 협회와 관련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김봉준 - 윤부남 이사장님과 임원진들의 많은 노력으로 인해서,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좋은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리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는 사람 사는 세상, 바로 여기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말은 서로 돕고 상생하는 공동체라야 발전한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이 협회가 이런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고, 존재적 의미라고 생각합니다.박요섭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김봉준 - 저도 늘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노력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타임즈 코리아에서 하시는 봉사에도 미력하나마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모두가 서로 배려하는 마음과 함께 하려하고, 나누려는 생각을 글자로 가슴에 써놓는다면, 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운 갤러리가 될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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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2012-10-11
  • 마음에 스며들어 글자로 새겨지는 작가
    그의 우직함과 강인함이 붓을 통해 화선지에서 살아난다. ▲ 이대석 작가 작품사진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에 절대적으로 따라 지식과 기능을 배우는 방법이나 방식을 도제식(徒弟式)교육이라고 한다. 예술세계에도 이런 교육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교육을 받기위해 아예 스승이 거처하는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직장생활이 불가피한 사람에게는 곤란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이라는 방법으로 교육을 병행하여 작가의 자리까지 온 열정과 집념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이대석 작가에게야 말로 너무나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언제나 순수한 마음과 타오르는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그의 삶은 화선지에 스며드는 먹처럼 만나는 사람들에게 스며들어 글자로 새겨진다. 서체는 작가를 닮아있기 마련이다. 그의 우직함과 강인함이 붓을 통해 화선지에서 살아난다. 붓과 화선지는 그의 미디어(media)이고, 글씨는 그의 메시지(message)이다. 관람자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그와 소통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가 이대석 그가 작품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자.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이대석 상임부회장 박요섭 - 언제, 어떤 계기로 작품을 하시게 되셨는지요?이대석 – 직장생활을 할 때 회사 내에서 붓글씨 쓸 일이 생기면, 사람들이 저에게 가지고 와서 부탁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 서예학원을 다니면서 기초를 배우면 더 잘 쓰겠다는 마음을 먹고 서예학원을 다니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붓글씨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어떤 것도 우연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겠지요.박요섭 - 스승이신 현당 박영곡 작가는 어떤 분이신가요?이대석 -  그분은 황해도 황주 출신입니다. 세브란스의전을 다니시다가 뜻하신바가 있어, 붓 한 자루만 들고 원주 치악산 입석사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거기에서 서도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한국서예 발전의 큰 원동력이 되었던 분이셨고, 서예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서예 분야만이 아니라 예술계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신 분이십니다.박요섭 – 어떤 계기로 그분에게 배워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이대석 - 무엇보다 그 분의 서체가 좋았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서체와 맞아서, 제 서예를 발전시켜나가는 데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 분에게 배울 당시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선생님께 배우기는 해야 하겠고,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두고 치악산으로 들어갈 수도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런 관계로 우편을 통해 통신 수업이라는 방법을 병행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박요섭 – 학문적인 내용은 통신으로도 가능하겠지만, 글씨를 배우는 것이 어떻게 통신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인가요?이대석 - 휴일에는 선생님 댁에 직접 가서 지도를 받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체본을 써서 보내주시면 그것을 보고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연습한 것을 선생님께 보내드리면 선생님은 그것을 고쳐서 다시 보내주시는 방식으로 배웠습니다. 이렇다보니 간절함이 더해져서 선생님께서 지적하시고 요구하시는 가르침에 대해, 더 집중해서 정성과 노력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가로 막힌 높은 장벽이 나타나면, 넘지 못할 핑계를 만들 수도 있지만 장벽의 뒤를 바라보는 사람은 그것을 넘어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인류의 발전은 이렇게 이어져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동차도, 비행기도, 전화도, 인터넷도 그때그때 발생한 나름의 한계와 장벽을 넘을 보겠다는 도전에서 가능해진 것들입니다. 숙제를 해서 선생님을 찾아가고, 만나서 지도를 받는 가운데 얻게 되는 유익과 묘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 이대석 작가 작품 사진 박요섭 - 노인복지관에서 서예 강사를 하시는데 어떤 점이 가장 보람이고, 중점적으로 지도하시는 내용은 무엇인가요?이대석 – 한국사회도 고령화시대의 정점에 서있습니다. 이들에게 경제적 안정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정서적 풍요입니다. 현역에서 은퇴한 공허함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서예가 참 좋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한 자 한 자 글씨를 쓰는 가운데 마음의 위로를 받고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복지관에 나온 분들과 어울리면서 실버세대의 공감을 예술적으로도 승화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큰 기쁨입니다. 그리고 작품의 메시지를 통해서는 경로사상이나 가족의 화목, 특히 효(孝)를 일깨우려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노인들의 문화 활동을 증진시키고, 노년의 행복을 더하게 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서예에 있어서의 지도는 두 가지입니다. 입문자들에게는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지도합니다. 그리고 글씨를 좀 쓰시는 분들은 출품을 염두에 두고 작품위주로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박요섭 - 서예를 보면 서체가 다양합니다. 작품에서 해당 서체를 결정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이대석 - 작품에 글자 수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행서나 초서로 쓰게 됩니다. 그리고 글씨가 단조로운 것은 주로 예서체로 쓰게 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때그때마다 영감이 떠오르면 그것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어떤 계획이나 의도에 따라 내용과 서체를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불현 듯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동으로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떠오르는 영감을 작품에 반영하려면 그만큼의 준비가 되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박요섭 - 작품에 쓰시는 내용들은 주로 어떤 것들인가요?이대석 – 중국 고전 시를 많이 쓰고 있다. 중국 고전 시를 쓰다가 보면 한자에서 나오는 리듬과 회화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당대의 지식인적 감성과 고뇌를 느낄 수도 있고 그것을 통해 교훈하는 바도 전달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시인들의 창작은 자신의 삶의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론 그것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깨우침과 필요한 답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시인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펼쳐진 사회적, 문화적 배경 속에서 자신들의 사고와 염원을 잉태하여 역사 속에서 숙성하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이런 내용들은 향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현대사회는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즉문즉답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래서  깊은 정서와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것들이 제가 중국 고전 시를 쓰는 이유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해봅니다. ▲ 이대석 작가 작품사진 박요섭 - 작품을 하실 때의 마음은 어떤 것이고, 주로 어떤 때에 작품을 하시나요?이대석 - 작품을 할 때는 주로 새벽에 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맑은 정신에 좋은 기분으로 좋은 먹과 좋은 종이로 작품을 하게 되면 좋은 작품이 나옵니다. 그때 풍겨나는 묵향과 기분 때문에 글씨를 쓸 때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흥에 빠져 들게 됩니다. 이런 영감 속에서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박요섭 - 서예는 그림과는 달리 작가가 쓰는 내용에 직접 메시지를 담게 되는데요. 이런 특징에서 나오는 매력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이대석 –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시(詩) 한편을 보고도 그 느낌은 다 제각각일 수가 있습니다. 작품에 달은 내용은 하나이지만 서체를 통해서 또는 여백을 통해서 작가가 숨겨놓은 의미가 있고, 관람의 지혜와 감동은 그 이상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것이 서예에서의 매력이고 멋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박요섭 - 예술은 시대성을 반영한다고 봅니다. 작품에 주로 한자가 많은데, 한자를 어려워하는 현세대와의 호흡이라는 측면에서 소통의 방법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이대석 - 저는 작품을 써서 남에게 줄 때에는 반드시 해석을 달아서 줍니다.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할 때도 반드시 해석을 달아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한자에는 한자가 주는 회화미가 있습니다. 내용적 이해를 통한 여백과 회화미가 관람자의 마음에서 어우러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생각합니다.박요섭 - 서예는 서양화처럼 오랜 시간을 두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시작하면 일필휘지가 되어야 하는데, 이런 것에 대해 작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대석 - 작품을 쓸 때는 일필휘지로 하지만 연습할 때는 그림을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을 두고 연습을 합니다. 수많은 종이들이 써진 글씨와 함께 파지로 쌓여갑니다. 작품을 하다보면 한 작품 나오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것입니다. 글씨를 쓰다가 틀릴 수도 있지만 낙관을 잘못 찍어서 버릴 때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 작가의 마음에 들어야 작품 하나가 탄생된다는 것입니다. 박요섭 - 작가님만의 작품의 특징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세요?이대석 –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일반론적으로 보면 필체는 사람마다 다 차이가 있고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적 입장에서는 그것이 예술적 승화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의 특징은 스승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겠지요. 저의 특징이라면 글씨에서의 강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대석 작가 작품사진 박요섭 - 예술에 대한 저변 확대와 예술가들과의 소통이라는 차원에서 타임즈코리아가 이와 같은 인터뷰를 진행하고 VIRTUAL GALLERY도 만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한 말씀 해 주세요?이대석 - 요즘 사람들이 서예를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 저희 작가들과의 소통, 더 나아가서 예술과의 소통에 좋은 도구가 되리라고 봅니다. 더군다나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VIRTUAL GALLERY’를 만들어서 언제, 어디에서나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런 인터뷰도 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이런 노력에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우려 주시다면, 서예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박요섭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의 발족과 함께 지금까지 해외전시회와 두 번의 공모전을 치렀습니다. 상임부회장으로서 본인의 감회와 향후 비전을 말씀해주세요?이대석 - 이 모든 것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임원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이사장님의 눈부신 리더십을 통해서 일취월장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협회의 장점은 공정한 심사와 투명한 협회운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축척된 경험을 바탕으로 저희 협회는 더 많은 일들을 감당하며 세계적인 협회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박요섭 - 입문자들이나 작가에 대한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이대석 – 서예의 장점을 말한다면 굉장히 많을 겁니다. 다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수양에 좋습니다. 그리고 작품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들과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협회로 문의하시면 작가적 길을 모색하시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안내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오늘날 시대적 상황이나 권력과 황금만능에 물든 우리들에게 서예는 굉장히 큰 위로와 정서적 안정을 제공할 수 있는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하지만 저는 서예를 통해서 화합과 평화를 증진하는 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와 관련한 봉사가 있다면 기꺼이 나서겠습니다. 저의 인생이 후학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즐거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임원들과 함께(왼쪽부터 윤부남 이사장, 이대석 상임부회장, 홍재곤 상임부이사장, 장판길 상임감사, 박요섭 타임즈코리아 대표) 박요섭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이대석 - 예술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예술은 낭만이나 사치가 아니라 새로운 활력을 창출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쉼과 여유, 평화를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화합과 어울림의 교차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저희 협회와 함께 타임즈코리아가 동역하는 여러 가지 일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협회도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타임즈코리아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예술을 통해 함께 아름다운 생각과 일들을 공감할 수 있는 여러분들과의 소통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한국문화
    • 미술
    2012-10-08
  • 흙과 불 그리고 사람의 만남
    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도예와 평생을 함께하는 작가를 만나러 길을 떠난다. ▲ 조규영 작가 작품 - 분청 항아리 예술이 생존의 기술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자연에 순응하고 조화하려는 인간의 손짓이다. 예술이야말로 생존을 향한 의지의 가장 적극적인 고양(高揚)이 아닐까? 도자기를 생각하다보니 이런 생각들이 스쳐간다.   성경은 인간이 흙으로 지어졌음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현대 도시인들은 흙과 가까이 할 수 없는 문화에 익숙해 있다. 그러니 언제나 흙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역사는 불과 함께 해왔다. 이 흙과 불, 그 절정의 만남이 바로 도자기가 아닐까? 그래서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녹아 있는 흙과 불의 정서가 도자기를 만날 때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커피 한 잔의 여유와 평안을 느껴 본 사람이라면 가지는 공감일 것이다. 토기가 시작 된 것은 신석기시대부터 이다. 이것이 도자기로의 발전의 토대를 놓은 것이다. 한국의 가을하늘을 닮은 색으로 지적인 미를 풍기는 청자, 여백의 미가 평온과 순수의 세계로 인도 하는 백자, 자유로운 표현과 조화의 멋을 지닌 분청, 이는 도자기의 종류들이다.특히 몸의 형태가 보름달과 같다고 하여 이름붙인 백자의 별칭은 ‘달 항아리’라고 한다. 넉넉하고 아름다운 한국의 마음, 순수하고 정결한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 백자가 아닐까? 이런 설렘 속에 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도예와 평생을 함께하는 작가를 만나러 길을 떠난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조규영 고문 박요섭 - 도자기 하면 일반인들은 ‘청자’, ‘백자’를 생각하게 되는데요. 도자기의 종류와 용도, 특성 등 도자기의 전반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조규영 - 도자기는 옛날에는 다 생활용기였습니다. 지금은 작품 이라고 해서 관상용으로 분류합니다. 도자기는 대작과 소작이 있는데 그 차이점은 처음부터 흙을 물과 어떻게 혼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작은 흙을 질게 해도 되지만 대작은 흙을 질게 하면 쌓아올리지 못하고 무너집니다. 또 도자기를 만들 때 음각과 양각기법으로 만드는데 음각은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고 양각은 나오게 하는 것입니다.도자기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청자, 백자, 분청 등이 있습니다. 청자가 먼저 만들어 졌지만 백자가 더 고급 자기고 할 수 있습니다. 백자가 만드는데도 더 어렵습니다. 분청은 흔히 ‘막자기’라고 말합니다. 분청은 깨지지 않으면 다 사용이 가능합니다. 옛날 일본사람들이 분청을 일본으로 많이 가지고 갔습니다. 청자나 백자는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분청입니다.도자기를 만들려면 흙에 대해서 잘 알아야 되고, 흙에 대한 매력을 느껴야 합니다. 도자기는 사람의 혼(정신)과 흙, 유약, 불 등 모든 것이 조합 되서 만들어지는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박요섭 - 도자기를 만들려면 가마가 필요할 텐데요. 재래식 가마와 현대식 가마로 만든 도자기의 차이점이 있습니까?조규영 - 재래식 가마로 도자기를 구우면 티가 많이 묻고 실패가 많습니다.  현대식 가마는 굽는 방법에 따라 가스와 전기 가마로 나누어집니다. 가스를 이용해서 도자기를 구우면 재래식 가마로 구운 것과 비슷하고 티도 없습니다. 전기를 이용해서 도자기를 구우면 무늬나 모든 것이 가벼워 보입니다. 그래서 가스를 이용해서 도자기를 많이 굽습니다. ▲ 조규영 작가 작품 - 백자 십장생 박요섭 - 어떤 계기로 도자기를 만드는 길로 들어서게 되셨나요?조규영 - 간단히 말하면 저는 흙이 아주 좋습니다. 제 어릴 적 고향이 도자기를 만드는 고장으로 유명한 이천이었습니다. 방과 후 흙을 이용해서 놀다보니, 흙과 친해져서 도자기를 만드는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박요섭 - 도자기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요?조규영 - 도자기는 사람의 정신(혼)이 들어가야 합니다. 얼마만큼의 정성으로 도자기를 만들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나옵니다. 흙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흙에 대해서 정성을 쏟은 만큼 그 가치가 결정됩니다.박요섭 - 도자기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자기와 전통자기는 어떻게 구분 할 수 있나요?조규영 - 제가 참 안타까운 것은 경제성 때문에 전통자기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사람들도 전통자기보다는 현대자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품화에 많은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자기는 예술작품으로 관상용이 대부분이고, 현대자기는 생활자기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전통자기의 계승을 위해서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것이 저희들의 남은 숙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조규영 작가 작품 - 백자 연화문 박요섭 - 작품에서 전달하고 싶은 세계관이나 철학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세요.조규영 - 남들은 작품을 볼 때 다 비슷하다고 말하지만 한 작품 한 작품 모두 작가의 정신이 깃들어져 있습니다. 작품 마다 작가의 노력과 열정이 묻어져 있고 흙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철학이 담겨져 있습니다. 박요섭 - 우리나라 도자기와 일본, 중국, 영국 등 서양 자기와 차이점은 무엇인가요?조규영 - 도자기는 중국이 원조입니다. 중국에서 도자기 기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고려청자와 같은 비취색이 나는 도자기는 중국도 만들지 못합니다. 또한 여기서 만드는 재료를 그대로 일본에 가지고 가서 만들어도 우리나라와 같은 도자기를 만들지 못합니다. 청자는 중국이 원조지만 우리나라 청자가 더 우수합니다. 옛날에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도공들을 많이 붙잡아 갔기 때문에 일본에는 백자문화가 발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백자는 기계화된 느낌이 듭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백자는 순수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일본사람들도 우리나라 백자를 더 좋아합니다.영국의 자기와는 재료에서 차이가 납니다. 백토, 점토 등은 동일하게 사용하지만 영국의 자기에는 소뼈가 많이 들어가고, 우리나라 도자기에서는 조개껍질을 많이 사용합니다.박요섭 - 우리나라에서 도자기하면 이천의 백자와 강진의 청자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비교해서 말씀해 주세요.조규영 - 우선 도자기는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자기를 많이 볼수록 도자기 자체가 보는 사람에게 가르쳐 줍니다. 백자와 청자를 구분한다면 그 기준은 첫째는 색깔이고, 둘째는 모양이며, 셋째는 정교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조규영 작가 작품 - 황자 항아리 박요섭 - 작가님의 작품적 특징은 무엇입니까?조규영 - 저는 도자기를 만들 때 주로 양각기법을 사용합니다. 제가 만든 도자기는 대부분 양각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거기에는 빗살무늬를 비롯해서 다양한 무늬가 들어가 있습니다. 제 전문 분야가 이런 조각이기도 합니다.박요섭 - 서양화는 작품에는 작가의 서명이 들어가 있고, 동양화는 낙관을 찍는데 도자기는 어떻게 작가의 표시를 하는지요?조규영 - 도자기는 바닥에 작가의 낙관 표시를 합니다.박요섭 - 만드신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은 어떤 것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조규영 - 제가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에서 가장 아끼는 작품은 두 점이 있습니다. 그 중 한 점은 고가에 팔라고 해도 팔지 않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작품은 세 가지 알료(진사, 코바이트, 철사)를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에서도 조각과 색채감이 특별하게 뛰어나서 직접 소장하고 있습니다. 박요섭 - 작가님의 작품을 소장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특별히 기억나는 분들이 계시나요?조규영 - 많은 애호가들이 제 작품을 소장하고 계시는데요. 특별히 인도의 대통령을 비롯해서 몇몇 나라의 대통령들에게 제공하는 선물로 제 작품이 들어갔던 것이 보람이고, 기억에 남습니다. ▲ 조규영 작가의 작품들 박요섭 - 작품 활동과 생활적 특성에서 혹시 남 다른 것이 있나요?조규영 - 특별히 남 다른 것은 없습니다. 다만 전통자기를 하는 사람들은 인내가 필요합니다. 경제성이 뒤 받침 되지 않기 때문에 그 만큼의 인내와 열정이 필요합니다.박요섭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비전과 소망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해 주세요.조규영 - 부족한 사람에게 고문이라는 직책을 주신 것에 대해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가 지금처럼 봉사와 희생, 사랑의 정신으로 나간다면 앞으로 더 큰일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요섭 -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조규영 - 많은 분들이 도자기를 보고 배우고 느껴서, 우리나라에 도자기를 애호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조규영 작가 아내 최혜자씨 박요섭 - 도예가의 아내로서 느끼는 소회와 감동이 있다면 한 말씀 해 주세요.최혜자 - 저는 도자기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처음에는 도자기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한 점만 팔아도 경제적으로 여유롭겠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전시회를 하고 나면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어서 혼자 울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도자기가 보기 싫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남편이 우리나라 전통자기를 계승한다는 데에 있어 긍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자기를 보고 있으면 도자기가 나를 가르쳐준다는 남편의 말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도자기를 팔라고 하면 오히려 제가 팔지 말라고 하기도 합니다. 도자기와 함께 살면서 잃은 것도 있지만, 나름대로 얻은 것도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남편이 꿈꾸는 ‘도자기 테마파크’가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도자기에 대해 쉽게 알고 접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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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27
  • 언제나 청춘인 작가를 만나다.
    ‘청춘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이 시구와 같은 이미지가 풍기는 작가를 만나봅니다.사무엘 울만(Samuel Ullman, 1840∼1924)은 ‘청춘(Youth)’이라는 시를 78세에 썼습니다.  맥아더 장군도 이 시(詩)를 즐겨 애송하며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 최정임 작가 작품 - 믿음, 소망, 사랑 “청춘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유연한 무릎의 문제가 아니라 샘솟는 상상력과 넘치는 감수성과 의지력이다.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공급되는 신선함이다. 청춘은 소심함을 뛰어넘는 용기, 안이한 누림을 뿌리치는 모험심의 그 청청한 기상을 말한다. 이 청춘은 스무 살의 젊은이보다 예순의 사람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이다.누구라도 단지 햇수로만 늙어지는 것은 아니다.우리는 이상을 포기함으로 늙게 되는 것이다.나이는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열정을 포기하면 마음에 주름이 지게 된다.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의 상실은 마음을 시들게 하고 정신을 혼란하게 한다.예순이건 열여섯이건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에 대한 동경과 아이처럼 끝없는 탐구심, 그리고 인생에서의 환희가 있다.그대와 나의 가슴속에는 보이지 않은 교류의 장이 있다.그것은 사람들과 하나님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위안, 용기, 힘을 받는 한 그대는 그 만큼이나 청춘이라는 것이다. 영감이 사라지고 마음이 냉소의 눈과 비관의 얼음에 덮여질 때,그 후로는 그대가 비록 스무 살이라도 늙은 것이다.그러나 그대의 영감이 깨어 있고 희망으로 가득한 마음의 파도를 탄다면그대는 팔십이라도 청춘이랄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것이다.” 이 시와 같은 삶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인생은 행복하다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삶의 소유자라면 자신의 행복을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쁨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이런 작가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실체를 확인하려는 발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최정임 상임감사 박요섭 – 젊은 시절에 초등학교 교사를 하셨는데요. 어떤 마음에서 교사라는 길을 선택하셨나요?최정임 - 저는 일본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에는 중학교 1학년 때 왔습니다. 당시 한국의 상황이 어려워서 강의록으로 공부했고, 임용고시를 합격하여 시골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22살에 교직생활을 시작해서 36살까지 14년 동안 교직에 있었습니다. 저는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도 열심히 노력해서 우등생으로 공부했고 책보는 것,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마음들이 자연스럽게 교사를 하는 길로 가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의 전달자라는 기능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식의 전달은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의 인격형성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람이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도 그랬겠지만 이제와 돌이켜보아도 교사가 하는 일이야말로 아름다운 사회 건설과 인간의 복 된 삶의 구현에 초석을 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백지에다 붓으로 글씨를 써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요즘은 작품을 하면서 이런 생각들을 해봅니다.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에게 제 마음을 전달하여 공유하고 싶다고나 할까요. 저는 이것도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박요섭 - 어렸을 때 일본에서 교회를 다니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계기로 신앙생활을 시작하셨나요?최정임 - 일본에 있을 때 오빠가 주일학교 교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오빠를 따라 자연스럽게 교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해방 후 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집 건너편에 교회가 있어서, 그곳에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은 표현을 달리해서 말하자면 필연이겠고, 신앙적인 차원에서 보면 하나님의 은혜고, 섭리하심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입니다. ▲ 최정임 작가 작품 - 요한복음 3장 16절 박요섭 - 교사로서의 경험에 비추어 작가와 교사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최정임 - 저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교사와 작가도 배움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봅니다. 가르치는 것이 곧, 가장 좋은 배움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가르친 다기보다는 이를 위해 연구하고 배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다가 보니 가르치는 일은 곧, 참으로 좋은 배움이라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아이들을 통해서도 많은 깨달음과 배움을 얻게 됩니다. 작가로서의 활동이 바로 이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을 하기 위해서 먼저 배우고 연구하는 것은 물론, 작품을 하는 과정이나 전시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된다고 봅니다. 박요섭 -자라나는 어린세대가 학교폭력으로 얼룩이지는 현상들이 발생하는데요. 작가적인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그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가꾸어갈 수 있을지 한 말씀해 주세요.최정임 -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특히 서예를 하다보면 집중력도 생기고 정서에도 좋습니다. ‘한 장의 그림은 일만 마디 말의 가치가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예술 작품이 많은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제공하는 느낌과 메시지는 상상보다 훨씬 더 큰 것입니다. 서예를 통해서 좋은 전통을 배우고, 좋은 글을 익히며,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몰입하는 훈련 가운데, 좋은 품성도 길러진다고 봅니다. 다만 아집과 독선은 경계해야 합니다. 작품에는 그 작가만의 숨결(aura)이 있습니다. 이것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며 보는 이들을 감동하게 하는, 보다 더 아름다운 새로움의 모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폐쇄와 단절, 이기심으로 조합된 부조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예술적 지도는 개인과 사회를 보다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길로 가도록 하는데 쓰임 받는 윤활유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예술적 지도는 자라나는 새싹과 같은 어린이들을 보다 더 좋은 마음, 착한 생각, 아름다운 모습들로 가꾸어 주리라고 봅니다. 박요섭 - 서예에도 작가별로 글씨의 특징이 있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의 특징은 무엇인가요?최정임 - 저는 해서(楷書)와 행서(行書), 초서(草書)를 많이 씁니다. 타고난 성격이 환경을 만나서 인격을 형성하듯이 서예에 입문하여 기초를 다지다가 보니, 쓰고 싶은 방향들이 결정된 것 같습니다. 한글서예는 주로 성경말씀을 많이 씁니다. 제가 크리스천이고 보니 작가적 세계관도 그와 같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성경에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 말씀처럼 저는 작품에서 성경말씀을 쓰는 가운데 큰 기쁨과 희열을 느낍니다. 그야말로 이 말씀을 쓰는 가운데 깊은 묵상도 가능하게 되고, 어느새 진리를 따라 자유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 최정임 작가 작품 - 이사야 40장 8절 박요섭 - 서예를 하시는데 있어서 즐거움과 보람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최정임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서예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제가 쓴 붓글씨를 교실 게시판에 붙여놓곤 하셨습니다. 제가 서예를 좋아하고 잘 한다는 것을 그때부터 깨닫게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붓을 잡고 글씨를 쓰는 것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제가 쓴 글씨를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줄 수 있고, 그것이 크리스천으로서의 제 사명을 감당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어서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박요섭 - 작품을 하시는 원동력은 무엇라고 생각하시나요?최정임 - 저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서예를 공부했습니다. 글씨를 완성하기 위해 밤새도록 글씨 연습에 매진하면서 수 백 장의 글씨를 쓰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작품 한 것을 보면, 도전정신이 생기고 열정이 생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예를 즐깁니다. 이때만큼은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지속하는 한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청춘예찬’이라는 글에서의 말처럼, 제 속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끓는 피의 약동 같은 열정이 저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에서 바울은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합니다. 참으로 공감하면서, 저의 원동력도 바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박요섭 - 작가로 살아가시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고, 보람된 점은 무엇인가요?최정임 - 힘든 점은 별로 없습니다. 작품을 할 때, 저의 열정과 소명이 살아 숨 쉬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작품을 전시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이고 보람이 됩니다. 크리스천으로서는 성경 말씀을 써서 기증을 했을 때의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박요섭 - 작품에서 전달하고 싶은 세계관이나 바람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요?최정임 - 제 작품 속에는 감사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저의 신앙과 사상의 용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부족한 제 작품 속에서도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선하심을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것이 제 삶에서의 가장 소중한 의미이고, 작품을 통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 최정임 작가 작품 - 산상수훈 박요섭 - 가장 아끼시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가요?최정임 - 첫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남이 장군의 ‘북정가(北征歌)’를 썼는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白頭山石 磨刀盡 (백두산석 마도진) 백두산 돌은 칼로 갈아 다하고豆滿江水 飮馬無 (두만강수 음마무)두만강 물은 말 먹여 없애네. 男兒 二十未平國(남아 이십 미평국) 사나이 스물에 나라를 평정치 못한다면後世 誰稱 大丈夫(후세 수칭 대장부) 훗날 누가 대장부라 이르리. 이 작품을 통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특별하다고 봅니다.박요섭 -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품의 주제는 무엇인가요?최정임 - 성경말씀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로 기독교인들이 즐겨 묵상하는 구절들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서예는 그림이 없어서, 쓰는 글 자체가 주제가 되고, 메시지가 됩니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의 작가의 바람이라면 ‘감동’이겠지요. 감동은 뜨거운 피의 소통이라고 하지 않습니까?박요섭 - 작가로서 만나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누구시고, 이유는 무엇인가요?최정임 - 저보다 높은 수준의 글씨를 쓰고 계시는 선배 작가님들은 누구나 뵙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더 좋은 작품을 갈망하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또 작품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도전과 기쁨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박요섭 - 작품과 본인의 닮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최정임 - 아름다움, 다시 말해서 미(美)라는 것은 딱히 뭐라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저는 꽃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예쁘고 단아한 글씨를 쓰기 좋아합니다. 저의 외모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 저는 내면적으로 늘 이런 지향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 작품에서 나타나는 분위기(aura)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임원들과 기념사진(왼쪽부터 윤부남 이사장, 최정임 상임감사, 홍재곤 상임부이사장, 장판길 상임감사, 장재명 부이사장, 박요섭 타임즈코리아 대표) 박요섭 - 앞으로의 소망과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최정임 - 사무엘 울만이 ‘청춘’이라는 시를 쓴 것이 78세였다고 하는데요. 대단한 열정이지요. 그러니 청춘이라는 내용이 그의 고백이기도 한 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서예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나이가 70이 넘어서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포기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부족하지만 저를 보고 ‘나도 해보자’,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런 일에 도전을 주는 역할이 있다면 서슴없이 자원하여 쓰임 받고 싶습니다. 박요섭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더 부탁드립니다. 최정임 – 무엇이든지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사항이 있다고 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놓지 말고, 인내와 끈기로 밀고 나가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늦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시점이 가장 빠른 때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등대는 경적을 울리지 않습니다. 다만 빛날 뿐입니다”라는 무디(D. L. Moody)의 말처럼 요란하게 나서지는 않지만, 묵묵히 누군가에게 소중한 빛을 비추는 우리 모두의 삶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슴에 새겨봅니다.
    • 한국문화
    • 미술
    2012-09-26
  • 어린 시절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은 분들을 위로할 작가를 만나다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정영자 작가와의 만남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었던 어린 시절 초등학교 교정과, 선생님의 따뜻한 손길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놓게 됩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보고 싶어요. 선생님!’ 이렇게 외치며 만나보고 싶은 은사님이 계실 겁니다. 이런 마음을 가을바람에 태워, 그 옛날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하고 싶은 분들을 위로할 작가님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정영자 부회장 박요섭 – 작가님은 어떤 계기로 작품을 시작하시게 되셨나요?정영자 – 저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습니  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미술(당시에는 도화)시간에 선생님께서 책에 있는 그림을 그리라고 하셔서, 열심히 그렸더니 잘했다고 칠판에 걸어주셨습니다. 그 칭찬을 받고부터 교과서에 있는 그림들을 다 공책에다 그리면서 그리기를 연습했습니다.본격적으로 그림을 공부한 것은 사범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였습니다.그곳에서 좋은 교수님들과 선배들을 만나 공부했습니다.또 하나는 제가 출석하던 교회의 목사님이 ‘세계적인 화가가 되는 것도 하나님의 일이다’고 격려해주셔서 열심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박요섭 – 작가님은 ‘과학상상화’라는 분야의 체계를 놓으시고, 헌신하신 분이신데 ‘과학상상화’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정영자 – ‘과학상상화’라고 이야기하면 보통은 ‘우주’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가 가르치던 시절에는 현실적으로 거리가 멀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곳이 목포였기 때문에 좀 더 현실적인 접근의 차원에서 해저개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를 만들어 ‘과학상상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보통 ‘과학상상화’에 대해 아이들에게 그림을 지도하라고 하면 먼저 주제를 주고 그것과 연관하여 그림을 그리게 합니다. 그러나 저는 먼저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상상의 날개가 펼쳐지면 그것을 작품에 옮기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창의력 교육이고 아이들의 마음을 표출하게 하는 방법이 됩니다.무엇이든지 일방적이고 기계적인 방법이 동원되면 그것은 수동적이 되고, 사고가 경직 되어 오히려 창의력을 막게 됩니다. 창의력은 우주 가운데 펼쳐진 무한한 섭리 속으로 상상의 날개를 펼쳐 날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 수렴적 교육이 아닙니다. 확산적, 발산적 교육으로 무한한 세계를 향해 날아가게 도와줘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예술은 매우 좋은 창의력 교육의 방법을 제공하게 되는 분야입니다. ▲ 정영자 작가 작품 - 머물고 싶은 곳 박요섭 – 작품을 하실 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작품을 완성하시게 되나요?정영자 -저는 작품을 위해서 밖으로 많이 다닙니다. 같은 그림을 그려도 화실에서 그리는 것 보다 현장에 나가서 그리면, 그 작품이 보는 이들에게 더 많은 생동감을 줍니다. 풍경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보다 직접 자연을 마주하고서 그리는 그림은 그 감성이 작품에 그대로 배어 나오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런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그 그림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게 됩니다. 그림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이런 그림을 좋아합니다.박요섭 – 작품을 하시는 동기나 목적은 무엇인가요?정영자 – 저는 그림을 통해서 제 자신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자기의 느낌을 소리로 표현하는 것은 음악이고, 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무용입니다. 그런데 소리로도, 몸으로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미술입니다.저는 그림을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고, 멈출 수 없는 열망으로 충만해집니다. 그리고 제 그림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가 기쁩니다. 이런 동기가 저의 삶을 풍성하게 하고 제 자신과 주변을 향한 지속적인 유의미와 가치를 창출하게 합니다.그래서 작품 활동은 저의 또 하나의 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요섭 – 작가님은 주로 수채화를 하시는데 수채화와 유화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정영자 – 우선 수채화를 하는 사람은 유화를 할 수 있어도 유화를 하는 사람은 수채화를 하기 어렵습니다. 유화는 그림을 다시 지우고 덧칠 할 수 있지만 수채화는 한 번 그림을 그리면 집중해서 그려야 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항상 처음 맞이하는 순간을 걸어가지만 되돌아갈 수는 없는 것처럼, 어쩌면 수채화가 인생을 닮아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요즘은 물감이 많이 개발되어서 수채화와 유화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수채화에도 아크릴 물감을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수채화는 수채화만의 맛과 멋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영자 작가 작품- 마음의 안식 박요섭 – 저희 회사가 예술에 대한 저변확대를 위해서 협회와 함께 ‘VIRTUAL GALLERY’를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세요.정영자 –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학원 중에 제일먼저 끊는 것이 미술학원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미술교육이 점점 설 자리를 잃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지속적으로 예술이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려면 무엇보다도 쉽게, 자주 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VIRTUAL GALLERY’는 언제, 어디서나 접근하고 대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대단히 반갑고 유익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좋은 일이고 저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박요섭 –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시는 세계관과 주제는 무엇인가요?정영자 – 저는 그림에 저의 마음과 생각을 그대로 집어넣고자 할 때가 많습니다. 제 자신의 감성을 그대로 작품에 옮겨서 그 그림을 보는 사람도 제가 느끼는 것들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겠지요. 시골마을의 정감과 사랑이 제 작품에 많이 배여 있습니다. 이것은 누구나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그리움에 대한 동질감의 표현이고 작가가 내미는 위로의 손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작품이 여러 경로들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나눔과 사랑의 통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늘 저의 지향하는 마음입니다. 이런 것들이 작품 속에 담기게 되는 것일 테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할 수 있겠지요. ▲ 정영자 작가 작품 - 갈릴리(내 주 예수 타셨던 배 어느곳에 대었든고!) 박요섭 – 특별하게 애정이 가고 많은 소회가 담긴 작품이 있으시다면 어떤 작품인지 말씀해 주세요.정영자 – 제가 성지 순례를 간 적이 있는데 갈릴리에서의 해질녘 풍경이 너무 좋아서 그것을 작품에 옮겼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을 전시했는데 한 사람이 그 작품을 보고 저와 같은 감성을 느끼고 후에 교회에 나가셨다는 말을 듣고 참 좋았습니다. 작가는 이럴 때 참으로 기쁘고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작품이라고 할 것 없이 모든 작품이 소중하고 애정과 정성이 들어 있다고 봐야합니다. 작품들을 통해서 그 때를 회상하고 그때로 돌아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초등학교 시절의 빛바랜 흑백 사진을 보고, 코흘리개 친구들의 모습들과 운동장에 꽉 찬 즐거운 함성들을 듣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나 할까요.박요섭 – 기로미술협회에서 활동하시는데 협회에 대한 소망과 비전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정영자 – 저희 협회는 비록 초창기이기는 하지만 베푸는 사랑과 봉사정신으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윤부남 이사장님 이하 모든 회원들과 함께 협회 발전을 위해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 한국문화
    • 미술
    2012-09-18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를 찾아서(13)-박희명 작가
    동·서양의 새로운 만남을 열어가는 작가를 만나다. ▲ 박희명 작가 작품 - 청산별곡 동·서양 또는 이질적일 것 같은 접목의 요리를 퓨전 푸드(fusion food)라고 합니다. 퓨전(fusion)은 ‘서로 다른 것들을 섞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을 뜻하는 용어입니다.음악으로 보자면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형식을 혼합하여 만드는 크로스오버 뮤직(crossover music)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동차에서는 승용차에 밴이 접목된 다목적용을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라고 합니다. 이런 사례들은 모두 최근 트렌드를 나타내는 개념들입니다. 우리는 단순한 통합을 뒤로하고 화학적 반응으로 새로운 힘을 창출하는 융합의 시대를 넘어 서고 있습니다. 이제는 바야흐로 여럿이 함께 얽히고설킨 다양성을 통해 하나의 더 좋은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통섭(consilience)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아낌없는 찬사를 받는 백남준의 예술세계도 장르의 범주 안에서 충실하던 발상을 박차고 나온 것이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서예와 한국화 그리고 서양화를 접목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너무 이질적인 것은 아닐까? 그 궁금증을 한 번에 해소해줄 작가를 만나보고자 합니다.  미래 세대는 언젠가 그냥 그렇게 다가오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오늘이 역사가 되고 미래가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소통으로 소통이 자유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다름을 이해하고 공유하며 용해하여 또 하나의 새로움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너와 더불어 나’라는 하나의 정신입니다.다시 말해서 인류는 분리적 따로따로가 아닌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이 평화의 마음을 지향하는 고당 박희명 작가와의 만남 속으로 떠나보겠습니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박희명 부이사장 박요섭 - 성장 배경이 작품의 내용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성장 배경 가운데서 작품에서 가장 많이 살아나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요?박희명 - 저는 시골 농촌에서 자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변 경관이 좋은 곳에서 자라다보니, 자연 풍경을 좋아했습니다. 장년이 되어서는 산을 좋아해서 등산을 많이 다녔고, 산악연맹회장까지 지냈습니다. 이런 배경이 자연스럽게 작품에도 묻어 나와서 산수를 배경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어떤 작품을 상상으로도 할 수 있고, 사진을 보고도 그려낼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할지라도 그것에 대한 충분한 체험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나타나야 합니다. 그것만의 색과 향기, 멋과 맛이 묻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호흡과 교감을 통한 진실이라는 새로운 생명력을 뿜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요섭 - 작품을 하실 때 작품 속에 담아두시는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박희명 - 작품을 바라보면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자연 경관을 보면서 우리 인간이 자연에 대해 느끼는 순수함을 작품에 담아 두고 싶습니다. 무언의 외침이라는 말도 있듯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명시한다는 것은 ‘제한’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이 주는 무수한 메시지를 각자의 분량으로 흡수하기를 바라는 것이 작품에서 의도하는 저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것이 제가 제한적으로 명시하거나 의도하는 것보다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입니다. 각자에게 주어지는 메시지는 그야말로 다양하겠지만 자연이 주는 메시지의 원천은 순수의 회복입니다. 자연(自然, nature)이라는 말이 저절로 그렇게 되어가는 것이고, 거기에 어떤 의도와 욕심이 가미되어 억지나 거짓이 없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박희명 작가 작품 - 첨봉화리산 박요섭 - 작가님의 작품을 보니 서예, 한국화, 문인화, 서양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작품을 보기 어려운데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박희명 – 보통의 경우 서예를 하시는 분들이 그림도 병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문인화나 한국화를 하시는 분들도 서예를 함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것들을 융합적으로 시도해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초대전에 작품을 출품해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과 호응을 얻습니다. 여러 분야에 조예가 깊으시고 재능을 소지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각각의 장르적으로 분리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한데 모아 융합하는 시도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좋은 재료와 도구들이 나오면서 점점 더 가능성이 많아졌습니다. 저의 의욕과 시대적 발전이 빚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박요섭 - 모든 일에 선구자가 있어야지만 새로운 분야를 열게 되는데, 이런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시게 된 동기가 있으신가요?박희명 - 서양화나 동양화는 나름대로 매력이 있지만 각 분야에서 표현할 수 없는 기법들이 있습니다. 저는 작품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연에 가까운 진경을 작품에 담을 수 있을까 고심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서양화와 동양화의 좋은 장점을 취하여 융합하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양과 서양의 자연의 모습과 식생은 달라도 자연이 담고 있는 기본적인 것은 달라질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것을 함께 표출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박요섭 - 앞으로 이런 분야를 따를 사람들을 위해 한 말씀해 주세요.박희명 - 대중가요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듣는 사람들이 있어야 성공을 하듯이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 분야를 고집을 하고 나갈 것입니다. 몇 군데 초대전에 작품을 출품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앞으로 이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의 색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말로,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뜻의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저야 처음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큰 발전을 이루어서 새로운 분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넓은 길보다는 흔치 않은 좁은 길에서 각광받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박희명 작가 작품 - 춘일유산 박요섭 - 한 분야의 작품을 하기도 어려운데 서양화, 한국화, 서예 등 다양한 것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다양한 분야를 하시게 되셨나요?박희명 – 한 분야만 하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예술적 열망과 탐구심으로 인해 70년대부터 서양화를 공부하는 가운데 서예에도 눈을 떴습니다. 한때는 서화실도 운영했었습니다. 그때부터 서양화와 서예를 붙여보고 싶었습니다. 기법이나 재료 등의 이질에서부터 많은 난관은 있었지만 그런 것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는 것도 묘미가 있었습니다. 저는 우연이라는 표현은 또 하나의 필연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 우연이라는 것도 평소에 축적된 것들이 충분한 숙성을 거쳐서 임계치를 넘게 됨으로써 터져 나온 것이라고 봅니다. 그 우연한 기회에 작품을 하게 된 것이 오늘날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박요섭 -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한 작품에 옮기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 같은데 말씀해 주세요.박희명 - 한 분야의 작품을 하는 것 보다 시간이나 준비가 많이 필요합니다. 모든 분야의 도구들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그러나 장점도 많습니다. 음식에서도 하나만 먹는 것보다. 다양한 것이 한상에 차려지면 더 식욕을 돋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한 분야만 했을 경우에는 때때로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를 작품에 녹여내야 하기 때문에 흥미도 있고 열정도 생깁니다. 계절도 하나만 있는 것보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있는 것이 더 좋지 않겠어요. 어느 누가 철철이 옷을 바꿔 입는 것 때문에 계절의 변화를 투정하지는 않겠지요? 같은 맥락에서 저도 다양한 준비가 힘들 다기 보다는 그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고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요섭 - 많은 작품들이 있겠지만 한 작품만 독자들을 위해서 소개해 주세요. ▲ 박희명 작가 작품 - 벽산 박희명 - 전형적인 산수화입니다. 기법은 서양화와 동양화 기법이 융합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배경을 서양화 기법으로 처리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연에서의 그 느낌을 가능한 더 실감나게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양화 기법으로 화선지에 물감이나 먹을 묻혀 번지는 효과를 만들어내면 훨씬 더 가까운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앞부분은 서양화 기법으로 처리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으로 작품을 하면 이런 색감이 나올 수 없습니다. 입체감, 색상, 사실감, 질감 등은 동양화로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융합했을 때, 새로운 작품의 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박요섭 - 이렇게 작품을 했을 때 작품에 필요한 재료들도 융합을 해야 하나요?박희명 - 먼저 생각할 것은 색감과 질감에 대한 특징을 이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양화는 그림을 그릴 때 덧칠을 해도 이상이 없습니다. 그러나 동양화는 덧칠을 하면 색이 번져서 작품이 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서양화는 그림을 완성하고 난 다음, 틀에 끼우면 됩니다. 그러나 동양화는 반드시 표구를 해야 합니다. 서양화 기법으로 작품을 했을 경우는 표구하는 과정에서 진한색이 번져서 작품을 망가뜨려버립니다. 서양화 기법을 살리면서도 이런 방지를 위해서 물감에 아교를 섞어서 사용합니다. ▲ 타임즈코리아에 작품을 기증하는 박희명 작가 박요섭 - 향후 계획이나 소망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박희명 - 이 분야를 적극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때때로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서양화도 동양화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개척한 분야이기 때문에 열심히 이 길을 가고 싶습니다. 역사의 길에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람들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항상 신대륙과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열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에는 막연함과 두려움도 있지만 신선한 설렘과 기대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박요섭 - 구독자들이나 예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 주세요.박희명 - 예술 작품이라는 것은 기존의 길만 답습할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소재를 찾아 새로운 기법으로 만들어 내고, 또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발전하고 사회가 다변화 할수록 예술적 표현에도 다양한 기법과 소재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통기법에만 매달리거나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기법을 통해 작품을 창출해 내야하는 것이 예술인이 가야할 소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비단 예술분야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새로움을 창출하는 기쁨가운데 인류가 그 혜택과 즐거움을 누리는 더 아름다운 세상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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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13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를 찾아서(12)-홍재곤 작가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홍재곤 상임부이사장 박요섭 - 상임부이사장으로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를 이끌어 가시는 소회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홍재곤 - 저는 기로회에 대한 나름대로 애착이 많습니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고 예술의 다방면에서 우리나라 문화발전에 기여한다면 참으로 좋은 것입니다. 저는 항상 우리 회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사장님을 비롯한 임원들과 회원들에 대해 제가 드리는 존중이고 저의 기쁨입니다. 중국 송나라의 정치가이자 문인이었던 구양수(歐陽脩)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방법으로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을 제시했습니다. 비단 글쓰기를 위한 것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읽고, 함께 많은 일들을 도모하며, 많은 생각을 하다가 보면 뜻하는 일들에 대한 좋은 결실들이 풍성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에 더하여 다문(多聞), 즉 많이 듣는 것을 통해 협회를 섬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요섭 - 예술 작품에도 ‘화룡점정’이라고 해서 마무리가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이 협회에 함께하시는 분들은 그런 의미에 있어서도 여기에서 많은 연륜의 열매를 맺고 계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점은 예술을 하시는 분들이나 후학들에게 많은 교훈이 되는 것입니다. 한 말씀 해 주세요.홍재곤 - 우리사회에서는 사실상 나이가 많이 들면 할 것 다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희 협회는 나이가 많이 들수록 인생의 경륜을 가지신 분들이 후세들에게 좋은 것을 남겨주고 도와줄 수 있다는 정신으로 모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희 협회는 앞으로도 후학들을 키우며 봉사정신으로 우리사회에 기여하겠습니다. 어른문화가 점차 사라지다가 보니 자녀들에 대한 인성교육이 부실해졌습니다. 어떤 지도력과 제어장치가 망가진 것이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우리 협회는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아름다운 전통과 문화를 회복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상명하복(上命下服)과 권위주의를 내세우자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섬김으로 후세들에게 아름다움을 길러 주자는 것입니다. 예술은 이런 회복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더없이 좋은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파렴치한 강력사건들로 국민들의 마음이 많은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가 예술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감싸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타임즈코리아와 함께 펼치는 ‘가훈 써주기’나 ‘VIRTUAL GALLERY’ 같은 것들은 상당히 귀중하다고 봅니다. ▲ 홍재곤 작가의 작품(1) 박요섭 - 작가님의 작품 분야와 주제는 어떤 것들인지 말씀해 주세요.홍재곤 - 저는 한문서예를 주로 합니다. 작품의 주제는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실현과 행복추구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孝愛健正(효애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孝(효)는 모든 것의 으뜸이고 근본입니다. 愛(애)는 상하의 조화이며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健(건)은 건강해야지만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正(정)은 언행과 행실이 바로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네 가지가 제 작품의 주제입니다. 저는 곳곳에서 이런 기쁨들이 샘솟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한 자 한 자를 써서 한 점 한 점의 작품들을 만들어 갑니다. 박요섭 - 작품에는 작가들의 연륜이 묻어나오기 마련입니다. 작품과 삶을 연계해서 인생의 지혜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홍재곤 - 제가 즐겨 사용하며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첫 번째는 ‘一笑百慮忘(일소백려망)’입니다. ‘한 번 웃으면 백 가지 근심이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두 번째는 ‘有志者事竟成(유지자사경성)’입니다. ‘뜻이 있는 사람은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말입니다.세 번째는 ‘黃金天兩未爲貴 得人一語勝千金(황금천량미위귀 득인일어승천금)’이라는 말입니다. ‘황금 천 냥이 귀한 것이 아니고, 어진 사람의 말 한마디가 천금 보다 귀중하다’는 말입니다. 이 세 가지로 말로 대신 하겠습니다. 박요섭 - 작품을 하시는 지속적인 동기는 무엇인가요?홍재곤 - 저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서 소학교를 다니다가 해방을 맞았습니다. 그 후 서당에서 2~3년 동안 한학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때 ‘孟子 三樂(맹자 삼락)’이라는 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후학들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족하지만 몇몇 학생들에게 인생의 근본에 대해 가르치면서 ‘孟子 三樂(맹자 삼락)’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며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 ▲ 홍재곤 작가의 작품(2) 박요섭 - 서예 작품을 하시는데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홍재곤 - 서예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자세가 중요합니다. 몸과 마음이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고 붓을 잡는 방법과 같은 기본기(基本技)도 충실하게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글씨를 쓸 때는 ‘正書(정서)’를 먼저 써야 글씨의 기본을 알 수 있고 기초를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楷書(해서)’를 많이 써야하는데 그 이유는 글의 획수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후 ‘行書(행서)’나 ‘草書(초서)’는 붓만 돌아가면 쓸 수 있습니다.박요섭 – 그동안에 쓰신 작품이 많이 있으실 텐데요. 한 작품을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홍재곤 - ‘2012 한국향토문화미술대전’에 출품한 작품이 있는데 ‘統一念願(통일염원)’이라는 시를 소개하겠습니다.鳥飛三八往來輕(조비삼팔왕래경) 새들은 삼팔선을 가벼이 오고가건만南北遙遙千里程(남북요요천리정) 남북의 천리 길은 멀기만 하구나板上懸板何日撤(판상현판하일철) 판문점위에 현판은 어느 날에 철거할지平和統一守雙盟(평화통일수쌍맹)서로의 맹약을 준수함이 평화통일의 길이리라. ▲ 홍재곤 작가 작품(3) 박요섭 -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서 전국으로 순회를 다니시는데요. 느낀 소감과 당부의 말씀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지요.홍재곤 - 전국적으로 거의 모든 노인 복지관을 순회하였습니다. 다니면서 느낀 점은 많은 분들이 열심히 글씨를 쓰시는데, 그저 취미삼아 쓰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글씨는 취미를 벗어나 작품세계에 빠져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출품을 많이 해야 합니다. 한 번 출품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백 번이상의 글씨를 써야합니다. 출품하기 위해서 글씨를 쓰다보면 자신의 글씨가 잡혀지고 보람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곳곳에서 묵향과 함께 사람 사는 향기와 멋이 스며 나오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서예뿐만이 아니라, 문인화, 한국화, 서양화, 서각, 공예 등의 분야도 다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작품을 하시면서 출품을 통해 여러 작품들과 비교도해보시고 다른 작가들과의 교류의 계기를 삼으시면 더 많은 기쁨을 누리시게 될 것입니다. 작가들의 왕성한 활동과 예술의 저변확대를 도모하고 지원하는 곳이 바로 협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일에 미력하나마 쓰임 받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기쁘고 감사합니다.   박요섭 - 작가활동을 하시는 것에 대한 가족들의 호응이나 반응은 어떠신가요?홍재곤 – 작품을 하다가 보면 몰입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보니 처음에는 가족들이 저의 건강 때문에 염려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쪼개서 작품을 하고 열심을 내는 만큼 오히려 저의 건강도 더 좋아졌습니다. 매사에 부지런하고 활기차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서 가족들도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작품을 출품한 것이 입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아들, 며느리, 손자 등 모두가 너무 좋아하고 전시회는 물론이고 시상식에도 와 주었습니다. 저에게 손자가 두 명 있는데, 저는 그들에게 공부하라는 말 보다 그들 앞에서 글씨 쓰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저의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서 손자들에게 말 없는 교훈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작가로서 누리는 또 하나의 기쁨인 것 같아 참 좋습니다. ▲ 타임즈코리아에 작품을 기증하는 홍재곤 작가 박요섭 - 향후 비전이나 계획에 대해서 말씀 해 주세요. 홍재곤 - 윤부남 이사장님 이하 모든 임원들이 기로회를 위해서 많은 수고를 하고 계십니다. 저도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미약하지만 힘을 쏟아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모든 임원님들의 아낌없는 성원과 노고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협회의 활동에 적극 동참하여 주신 회원 여러분들과 출품하여 주신 작가님들께도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예술을 사랑하시고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은 물론 이 나라와 지구촌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소망합니다.  ▲ 임원들과 함께(왼쪽부터 윤부남 이사장, 홍재곤 상임부이사장, 장판길 상임감사, 박요섭 타임즈코리아 대표)   작품 감상하기     ▲ 2012년 향토문화미술대전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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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06
  • 대한민국 기로 미술협회를 찾아서(11)-신영재 작가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신영재 이사 박요섭 - 작품 활동을 언제부터 어떠한 계기로 시작하시게 되셨나요?신영재 - 1955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작고하신 양수아 선생님께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웠습니다. 제가 그림을 배울 당시는 가정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학교가 끝나면 신문배달을 했습니다. 목포에서 살았는데 유달산 인근까지 매일 신문 배달을 했습니다. 그런 일상에서도 항상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틈틈이 스케치를 하곤 했습니다. 그림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는 3년 동안 항상 스케치북을 옆구리에 끼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복 옆구리가 헤어질 정도였습니다.처음에는 그림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렸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양수아 선생님께 그림을 보여드렸더니 “네가 그린 그림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너의 그림을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남의 것을 보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비로소 “그것이 네 그림이다”라고 인정을 해주셨습니다. 그것이 큰 힘이 되어 오늘까지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박요섭 - 가장 중심을 두시는 작품 세계와 사상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신영재 -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가장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서양화 화가로 자연을 그대로 표현하기를 좋아합니다. 한때는 군대에서 추상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차트 글씨를 쓰다가 실수로 잉크를 엎질렀는데 그 모양에 채색을 하니 참으로 멋진 작품이 되었습니다. 마침 군대에서 응모전이 있어 출품했는데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제대한 후 목포에 와서 젊은 사람들 위주로 구성된 ‘십대전’이라는 단체에서 추상화로 활동을 했습니다. 그 후 완도로 직장을 옮긴 후 다시 자연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추상작품보다는 모두가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자연을 통해 제 자신의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 신영재 작가 작품 - 과수원의 봄 박요섭 – 작가님의 작품도 보았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듣다가보니 자연세계를 그리시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습니다. 자연에는 사람들이 빚어내는 교감의 교차점에서 이루어지는 공감이라는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담아낸 작품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인류가 잃어버린 영감을 회복하게 하는 하나의 미디어라는 생각도 듭니다. 박요섭 – 작가님께서는 초등학교 교사를 하셨는데, 오늘날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술교육이 아이들의 바른 인성을 기르는데 굉장히 좋을 것 같은데 한 말씀 해 주세요.신영재 - 결국 아이들의 정서가 메마르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거기에 입시 위주의 교육이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예술교육의 부재가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위해서라도 예술교육이 다시 활성화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한 교과과정으로서의 편성과 교육정도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삶의 전 영역에서 전인격적으로 호흡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술이 사람들의 저변에서 머뭇거리는 순수와 어우러져 날마다 더 아름답고 다양한 색깔과 향기를 발하게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신영재 작가 작품 - 울산바위 설경 박요섭 - 작품 활동을 하시면서 보람으로 여겨지는 일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한 말씀 해 주세요.신영재 - 작품 활동을 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집중하기 때문에 잡념도 없어지고 정서적으로 매우 좋습니다. 작품을 한다는 것은 나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가는 치매가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붓을 움직이다보면 건강해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행복해집니다.박요섭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에서 서양화 분과를 이끌어가고 계시는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신영재 - 지난봄에 열린 미술대전에서 서양화 부분을 처음으로 모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응모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저희 협회가 열린 마음과 건전한 운영방안으로 다가간다면 젊은 서양화 작가들도 많이 동참하리라고 생각합니다.  ▲ 신영재 작가 작품 - 일출봉이 보이는 풍경 박요섭 - 그림을 감상하는 일반인들이 어떤 점을 주의하면서 감상하면 좋을지 한 말씀 해 주세요.신영재 -  피카소가 악사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때 세 사람이 집에 왔다고 합니다. 첫 번째 사람은 채소를 배달하는 사람인데 그 그림을 보고 농부라고 느꼈답니다. 두 번째 사람은 생선 장수인데 그 그림을 보고 어부라고 느꼈답니다. 마지막에 온 사람은 악사인데 그 그림을 악사라고 이야기 했답니다. 무엇이 정답일까요? 피카소는 모두가 정답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림을 본 사람이 그렇게 마음에 감동을 느꼈다면 모두가 맞는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작품 감상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작품을 보고 마음에 느낀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입니다.박요섭 - 향후 계획과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신영재 – 작품 활동은 물론 협회에 젊은 작가들이 더 많이 동참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술은 사람의 마음을 아름답게 하고, 심신을 편안하게 하며 밝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미술에 대해서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점 하나 찍는다는 기분으로 동참하면 자신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작품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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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2012-08-30
  • 다양성을 어울림의 맛과 향기로 만들어내는 작가
    다양성이 어느 한 작품의 감상 속으로 들어왔을 때에는 하나라는 어울림 속에서의 새로운 맛과 향기를 만들어 내게 된다더위가 물러가기 아쉬워 주춤했던 태양의 열정을 부추기는 듯한 늦여름 다양한 재능을 하나같이 발현하는 작가를 찾았다. 곳곳에 작품의 흔적들이 묻어있다. 반겨 잡아주는 손길에서 우직한 힘이 느껴진다. 박기정 작가는 전업 작가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작품에 매진했다고 한다. 유화, 수채화, 서예, 사진 이런 분야들이 그가 해온 작품의 영역들이다. 작품을 위해 모든 여가를 사용했다. 돌이켜보니,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그지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런 박기정 작가를 다 품어준 아내야말로 예술의 맛과 멋을 발효해낸 안식처가 아니었겠는가. 이것이 바로 사랑의 힘이리라. 이 사랑이 주는 힘으로 온갖 모순도, 상처와 아픔도 치유되는 것이다. 박기정 작가의 작품에는 이런 힘이 조용히 스며있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박기정 상임부회장 박요섭 - 작가님의 인생과 작품 세계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박기정 - 제 인생관의 첫 번째는 국가를 위한 봉사와 희생이라는 정신으로 34년간 공직생활을 했습니다. 공직에 있으면서 여가 선용으로 1972년도에 처음으로 붓을 잡았습니다. 저에게 서예를 가르쳐 주신 분은 고(故) 남용 김용구 선생님이십니다. 그분께 저녁에 2~3시간씩 지도를 받으면서 서예를 공부했습니다. 사진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사색을 통한 시간의 여백을 사진으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자연을 찾아다니면서 많은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사진작가협회의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서예활동은 한국서도협회에서 초대작가, 심사위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남지부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에서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예술은 제 인생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통해서 건강도 되찾았고 즐겁게 활동하고 있습니다.박요섭 - 보통 한 분야를 하기도 어려운데 박기정 작가님께서는 서예, 사진, 그리고 서양화도 하셨더라고요. 어떤 배경이 있으신가요?박기정 – 전남지역을 예향이라고들 합니다. 저는 이곳 출신으로 현직에 있을 때 여기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배우며 할 일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전남대학교 미대교수이신 박철교 교수님을 비롯해 여러 교수님들과 함께 ‘호남드로잉’을 창립했습니다. 매주 일요일 40~50명의 회원들과 함께  전국을 다니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런 결실로 1976년도에는 처음으로 전시회도 가졌습니다. 그때 같이 활동했던 회원 분들이 지금은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으로 예술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계십니다. ▲ 기증 작품들 박요섭 - 소장하고 계시는 많은 작품들을 타임즈 코리아의 ‘VIRTUAL GALLERY’ 조성 등에 쓰이도록 기증하시게 되셨는데 이런 결정을 하시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인가요? 박기정 - 작품이라는 것은 많은 분들이 관람하고 느낄 때, 그 가치가 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의 본질적 의미를 해석한다는 차원에서도 작품은 그 태동을 위한 작가의 구상에서부터 공유와 나눔이라는 것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누군가 보게 될 사람들을 향한 작가의 메시지가 들어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아도 자기 혼자만 소장하고 보다면 가치의 축소라고 봅니다. 다른 분들이 보지 못하기 때문에 예술의 저변확대에도 좋지 못합니다. 누구든지 보고 느끼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예술인의 덕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에 쓰이는 것이라면 개인의 소장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박요섭 – 이런 맥락에서 지역과 장소를 뛰어 넘어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VIRTUAL GALLERY’의 조성에 대해서 한 말씀 해 주세요.박기정 - 지난 8월3일에 열린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2차 임원총회에서 ‘VIRTUAL GALLERY’ 조성에 대한 박요섭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이 일에 한 알의 밀알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앞으로 많은 작가님들이 이 일에 동참하여 일반인들이 보다 더 쉽게 예술 작품을 접하여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을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박기정 작가 박요섭 - 작품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박기정 - 보람 있었던 일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제 마음의 수양에 많은 도움이 되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제 작품의 글귀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어서 우리사회가 보다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마음은 어느 누구라도 특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다양성이 어느 한 작품의 감상 속으로 들어왔을 때에는 하나라는 어울림 속에서의 새로운 맛과 향기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이것이 공유와 소통이라는 것입니다.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예술작품 또한 곧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박요섭 - 작품을 하실 때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하시는지요?박기정 - 저는 주로 새벽시간에 작품을 합니다. 새벽 시간에 하는 이유는 이때야말로 자연의 순환과 사람의 생체리듬이 가장 잘 어우러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작품을 할 때는 붓끝 하나하나에 온 정성과 마음을 쏟아서 글씨를 써나갑니다. 마음이 붓끝으로 전달되어 지면에 살아나는 것입니다.  ▲ 박기정 작가의 한문 서예 작품 박요섭 - 작품 중에 가장 아끼시는 작품이 있으신가요?박기정 - 작가에게 있어서 모든 작품은 다 소중합니다. 그러나 보시는 분들이 좋아하시고 자기의 마음에 맞는다면 저는 그 작품을 기꺼이 기증합니다.박요섭 - 작품 활동을 하시면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박기정 - 공직생활을 할 때나, 작품 활동을 할 때도 그것으로 인해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빼앗겼습니다. 특히 아내에게 참으로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내는 늘 제 옆에서 묵묵히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오늘날 제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큰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요섭 - 앞으로 계획과 소망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세요.박기정 -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선후배 작가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모두에게 보람과 소망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시는 작품들도 잘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앞으로 더욱 작품 활동에 매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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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201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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